[신성장동력을 찾아라](13) 고계추 제주개발공사사장①
"재임기간 중 국내 생수시장 50%석권…순익 3백억 달성"

▲ 고계추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 사장. 지난 3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임에 들어간 고 사장은 자신이 재임기간 중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한명은 삼다수를 마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계추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장. 제5대 사장으로 3년 임기를 마친데 이어 지난 1일부터 6대 사장으로 새로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제주도 산하 임기제 기관장 중에서 연임에 들어간 것은 고 사장이 처음이다.

고 사장은 자신의 임기만료 20일을 앞둬 전체 직원회의에서 “염임할 생각이 없다”며 임기만료와 함께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때 까지만 해도 여론은 후임에 누구냐에 쏠렸다. 그러나 다음날 개발공사사장 임명권자인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고계추 사장 일 잘했다. 공모에 응하도록 권유하겠다.”고 말하면서 재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결국 사장공모에 단독으로 응해, 1일부터 6대 사장을 시작했다.

"퇴임공무원도 '성공한 CEO' 될 수 있다' 보여줄 것"...절반의 성공

공무원 출신인 고 사장은 평소 “퇴임한 공무원도 ‘성공한 CEO’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지난3년에 대해 김 지사로부터, 여론으로부터 ‘재신임’ 받음으로써 ‘성공한 CEO' 목표의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3년의 성과에 따라 나머지 절반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주말인 지난 5일 만난 고계추 사장은 “우리나라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삼다수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두 명 중 한 명이라면 시장 점유율 50%다. 과연 가능할까?  고 사장은 “가능하다”고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한다. 이게 회사 경영목표”라고 강조했다.

제주삼다수가 아무리 좋지만 50%까지 가능할지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먼저 지난 3년간 개발공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삼다수 공급단가 인상, 삼다수 증산, 호접란 흑자기반 조성, 삼다수녹차 출시 등등이 고 사장에 대한 지난 3년 평가다.
 
“3년 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집중’과 ‘열정’을 강조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조직원으로서 내가하는 역할을 스스로가 알도록 했다. 내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안 된다. 자신을 알아야 열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한 게 조직진단이었다. 일반적인 컨설팅 업체가 아닌 세계 2위 컨설팅업체인 ‘머서’로 하여금 4개월 동안 진단을 받았다. 세계적 기업을 진단하는 눈으로 우리 조직을 어떻게 끌고 가야할지, 역량을 키워주는 쪽으로 진단을 요구했다. 4개월 동안 삼다수라는 ‘숲’을 보기 위해 직원이 같이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조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고, 조직원 스스로 역량을 키웠다.  대단히 중요하다.”

'무고장·무정전·무정지'…10월 한달 생산액 51억6천만원 첫 기록 달성 
 

▲ 지난 3년 개발공사의 성과를 말하는 고 사장. 그는 경영혁신의 오늘의 개발공사를 있게 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머서’로부터 4개월에 걸친 컨설팅을 받은 개발공사는 전체 임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추진해 나갈 전략적 로드맵을 만들고, 전체 그림을 그릴 정도까지 성장했다. 자기 일에 대한 반성과 개선점을 할 수준까지 높아졌다. 제안제도를 통해 한 사람이 한 건 이상 제안을 하고, 전체 직원이 제안한 내용은 고 사장이 하나하나씩 체크하고 그 중 우수한 제안은 각 팀으로 보내 실천안을 만들고 실행에 들어가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작은 변화는 3년 후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큰 변화를 이뤄냈다. 지난 3년 동안 개발공사 생산성이 50%나 늘었다.

“3년 전 삼다수 공장은 365일 24시간 가동됐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 24시간 가공된다. 하지만 취임초기 삼다수 연간 생산량은 21만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2만톤을 생산한다. 생산시설을 보강한 것은 없다. 이번 10월은 의미가 크다. 삼다수 생산량이 한 달 매출액기준으로 5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51억원을 돌파하기는 삼다수 생산이래. 처음이다. 51억어치를 생산했다는 것은 한 달에 정기적으로 있는 한 차례 청소를 위한 정지를 빼 놓고는 기계고장이나 정전 등으로 인한 정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개발공사의 생산성은 최고 수준이다.”

생산성 50% 증가, 월 생산액 51억6000만원 돌파. 고 사장은 이를 ‘혁신’의 결과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지 더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번째는 생산설비를 보완했다. 0.5리터와 2리터 라인 중 0.5리터 라인 하나를 2.0리터도 생산할 수 있도록 겸용으로 바꿨다. 이게 3만톤 증산을 가져왔다. 그 다음엔 라벨이었다. 페트병에 한 장 한 장씩 붙이던 것을 생산팀에서 제안해 롤 타입으로 바꾸도록 개선했다. 라벨 바꾸는 방법만으로 5만톤 증산효과를 봤다. 돈으로 따지만 19억원을 더 벌었다. 재무팀에선 원부자재 구매계약방법을 개선했다. 구매방법 개선만으로 20억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쉬고 공부할 수 있는 여유를 줬다.”

"직원들에게 쉴 시간 주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더니 생산성 향상은 저절로"

▲ "직원들에게 쉴 시간을 주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더니 생산성을 절로 향상됐다." 개발공사는 고 사장 재임 3년 동안 삼다수 생산시설에 대한 별도의 투자 없이 생산과 경영혁신만으로 50%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었다.
365일 24시간 생산해야 하는 삼다수 생산팀은 3조 3교대였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은 쉴 시간, 교육받을 시간이 없었다. 고 사장은 이를 ‘4조 3교대’로 바꿨다. 1조에 필요한 인력을 더 뽑았다. 그리고 5일 근무 후 하루는 반드시 직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랬더니 생산성이 놀랍게 늘었다.  인력증가보다 훨씬 더 많은 생산성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충분한 휴식에 이은 직무교육’이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 대다수 경영자들이 노동자들을 ‘쉴 틈 없이 돌려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였다.

“기계를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진다. 고장이 없고, 기계를 멈추지 않으면 생산성은 높아지게 된다. 이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삼다수 생산시설을 들어올 당시 제조업체에서 보장한 최대 생산능력은 28만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으로 지금 32만톤을 생산해 낸다. 충분한 휴식과 교육으로 기계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 것이다. 이게 혁신이다.”

고계추 사장 취임 첫해인 2004년 삼다수 생산량은 21만7625톤, 매출액으로는 326억17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05년에는 23만6297톤(39억6400만원), 2006년 28만8509톤(474억4400만원), 그리고 올해는 32만톤에 55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그는 지난 3년 자신이 세웠던 목표에서 80%는 성취했다고 했다. “남은 20%는 기능성 음료를 출시하려 했는데 녹차밖에 못한 것이다. 바나듐음료를 출시하려 했는데 못했다. 내년 5월에는 바나듐 음료를 출시하겠다. 이게 아쉬운 부분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삼다수녹차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삼다수는 계속 승승장구하는 반면, 당초 ‘제2의 삼다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제주 삼다수녹차는 예상외로 부진하다.

“제품은 모두가 최고라고 인정하다. 삼다수와 마찬가지로 농심이 유통을 담당하는데 음료 유통은 좀 취약한 것 같다. 공중파 광고방송을 못하는 것도 매출부진의 한 요인이다. CF 광고를 만들었는데 광고심의위에서 ‘제주삼다수녹차’란 상품명 때문에 먹는 샘물 삼다수를 간접 홍보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공중파 광고는 못하고 케이블 TV만 홍보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녹차나 주스는 직접 음료 영업을 하는 대기업 쪽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한다. LG생활건강에서 코가콜라보틀링 인수를 계기로 기능성 음료에 대해 적극적인 제안을 해 오고 있다. 이를 함께 검토하겠다. 올해는 고전할 것이지만, 내년 초부터는 정상적인 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본다. 물론 아직은 미지수다. 유통망 등을 포함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내년 7월부터 증산 시작해 시장 점유율 40% 석권...2010년 순이익 3백억원 달성 

▲ 고 사장은 2009년도 삼다수 국내시장 점유율 50%, 2010년에는 당기순이익 3백억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삼다수녹차의 부진을 삼다수에서 만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삼다수의 최대 숙원이었던 증산설비가 마무리되면 하반기부터는 본격 증산에 들어가 2009년에는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한 명은 삼다수를 마시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먼저 삼다수 증산먼저 들어보자.
“현재 기계 설비계약은 마쳤다. 내년 5월이면 기계가 들어온다. 6월부터는 시험가동에 들어가고 7월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40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2010년 최종 생산능력은 70만톤이지만 65만톤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고 사장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현재 페트병 시장 점유율은 32% 선이다. 우리 생산능력이 32만톤이다. 페트병 시장이 100만톤임을 감안하면 우리 생산능력이 곧 시장 점유율인 셈이다. 지금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40%를 넘는다. 그러나 농촌지역은 물량이 딸린다. 내년 하반기부터 증산을 시작하면 내년 말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도 40%로 올라 갈 것이다. 삼다수 시장 점유율 40%는 사실상 한계로 본다. 그러나 이 한계점에서 10%를 더 올려 50% 시장을 점유하는 게 삼다수 최종 목표다. 우리국민 2명 중 1명은 삼다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 전국에 80여개 생수공장이 있고, 롯데 동원 풀무원 해태 진로 코카콜라 등 대기업과 경쟁에서 50%를 점유한다면 이것은 대단한 일이다. 제주도민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

개발공사는 2008년도 경영방침으로 '제2의 창업을 향한 도전과 열정'으로 세웠다. 삼다수 국내시장 점유율 40%에 수출 2만톤 달성으로 160억원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9년에는 순이익 250억원, 그리고 2010년에는 순이익 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만들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민들이 개발공사에 삼다수 증산을 허용한 명분은 '수출'이었다. 국내시장 점유를 확대 못지 않게 수출도 중요했다. 수출하려고 했도 물량이 없어 못한다는 게 개발공사의 입장이었다. 이제 물량을 준 만큼 이 같은 변명은 할 수 없게 됐다.

"내년부터 수출을 시작한다. 지금도 일부 수출을 하지만 지금은 보따리 장사 수준이다. 규모있는 수출이 아니다. 기업이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소규모 업체에서 삼다수를 극히 소량 수출한다. 지금까지는 수출할 정도가 아니었다. 국내시장도 물량이 딸리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하게 된다. 내년에 우선 2만톤, 2009년 5만톤, 그리고 2010년에는 10만톤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파트너 물색도 다 방면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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