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상향...서식지 선흘곶자왈 보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제주에만 있는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선흘곶자왈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제주에만 있는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선흘곶자왈

지구에서 유일하게 선흘곶자왈 일대에만 분포하는 '제주고사리삼'을 멸종위기에서 구하려면 선흘곶자왈 보전등급을 상향하고 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자연의벗과 곶자왈사람들은 6일 공동성명을 내고 '제주고사리삼' 분포지인 선흘곶자왈 일대 개발사업 중단과 보호지역 지정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는 "환경부는 7월5일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행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며 "2017년 267종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고, 5년만에 새롭게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개정이 이뤄지게 됐는데 '제주고사리삼'의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제주고사리삼은 그동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Ⅰ급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라며 " 이처럼 제주고사리삼의 등급을 상향조정한 이유는 개체수와 자생지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제주고사리삼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멸종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흘곶자왈을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의 매우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하는 식물"이라며 "하지만 선흘곶자왈 일대는 지난 수십 년간 상당 부분 파괴돼 왔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묘산봉관광지구뿐 아니라 채석장, 골프장이 이미 오래전에 들어섰고 최근에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하면서 또다시 파괴의 위기에 처했다"며 "트기 자연체험파크 예정 부지 안에도 수많은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발견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한때는 한반도 평지에서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 칭송받던 선흘곶자왈 일대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로 인해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며 "당연히 이곳에 살고 있는 제주고사리삼도 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환경단체는 "선흘곶자왈 일대는 북오름과 거문오름에서 나온 뜨거운 용암이 흐르면서 약 1만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숲으로 여러 동굴과 수많은 습지가 분포하고 있고 선흘곶자왈 일대만의 독특한 건습지도 분포하고 있어 제주고사리삼이 여기에 터를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환경부 공청회를 통해 나온 개정안에 제주고사리삼 등급 상향조정은 반드시 확정돼야 한다. 만약 이곳에서 제주고사리삼이 사라진다면 제주고사리삼은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제주고사리삼이 수난에 처하게 할 수 없다. 이제부터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제주도 당국"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제주고사리삼의 유일한 분포지인 선흘곶자왈 일대에 더 이상의 개발사업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선흘곶자왈 일대에 대한 등급 상향 조정과 보호 지역 지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주고사리삼의 전수조사가 시급하고, 전수조사가 이뤄진 후 등급 조정과 보호지역 지정 등 구체적인 보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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