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수박풀(Hibiscus trionum L.) -아욱과-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야생화 '수박풀'은 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유럽 또는 중앙아프리카가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는데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져지지 않았습니다. 개항(1876년) 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을 하는데 잎이 수박을 닮아서 수박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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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먹는 여름의 과일, 수박은 박과의 식물입니다. 수박은 남아프리카 열대, 아열대의 건조한 초원지대가 원산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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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한자어로는 서과(西瓜)·수과(水瓜)라 하는데 서역에서 들여 온 오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줄기가 지상으로 뻗으면서 자라는데 전체에 백색 털이 있고 마디에 덩굴손이 있습니다. 며칠 전 중산간을 지나다가 돌담 사이에 수박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게 되었습니다.

수박꽃. ⓒ문성필
수박꽃. ⓒ문성필

우리나라에 수박의 도입과 관련하여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에서 귀화한 홍다구가 원나라로부터 가져와 개성에 심은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수박 한 통 값이 쌀 다섯 말과 같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당시에는 상당히 귀하고 비싼 과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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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어가는 박과의 수박과는 다르게 수박풀은 아욱과의 식물입니다. 유럽, 중부 아프리카가 원산인 이 수박풀은 잎이 갈라짐이 마치 수박잎을 닮아 있는데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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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풀을 부르는 이름도 다양해서 조로초, 미호인, 야서화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보통 한여름에 꽃을 피우며 잎은 수박의 잎을 닮아 있지만 꽃은 무궁화의 꽃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아욱과의 식물들은 우리가 잘 아는 무궁화를 비롯하여 접시꽃, 부용, 길가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 닥풀 등이 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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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풀을 영명으로 'Flower of an hour'(한 시간의 꽃)라고 하는데 수박풀의 개화시간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오전에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수박풀의 꽃말은 '애모', '변화'라는 꽃말 외에 '아름다운 아가씨의 자태'라는 꽃말도 가지고 있는데 아가씨들의 아름다운 자태도 인생 전부를 놓고 볼 때 짧은 시간임을 이 수박풀의 꽃말이 말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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