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앞선 8월 10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작발표회

제주4.3을 전국에 알린 원작 ‘순이삼촌’의 창작 오페라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시와 공동 기획하고 제작한 4.3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예술총감독 강혜명)’을 오는 9월 3일 오후 7시, 4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은 제주4.3의 아픔과 토벌대의 학살로 아이를 잃은 어미의 슬픔을 4막의 오페라로 표현한 작품이다. 4.3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 제주4.3을 세상에 널리 알린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1978년 작)’이 원작이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과 가해자의 시선(1막), 이승과 저승이 맞닿은 학살 현장(2막),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현실의 시작(3막), 비로소 눈 감은 순이삼촌과 기억해야 할 이름들(4막)까지. 오페라 ‘순이삼촌’은 침울하고 무거운 감정으로 4.3의 고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4.3 당시 북촌리에서 벌어진 집단학살을 바탕으로, 원작자, 배우, 연출가 등 제주의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대규모 오페라로 재탄생 시켰다. 원작자 현기영 소설가는 창작오페라를 보고 “4.3영령들을 위한 진혼곡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4.3희생자 배·보상 등을 이끈 국민적 관심과 격려에 대한 보답의 마음이 담겼다. 4.3희생자 유가족들과 도민들을 대신해 국민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의 성격이다. 

공연에는 도립제주예술단, 극단가람, 제주4.3평화합창단, 클럽자자어린이합창단을 비롯해 밀물현대무용단 등 약 230명이 출연한다. 

지난해 공연된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출연진, 제작진의 무대 인사 모습. 사진=유튜브 갈무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공연된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출연진, 제작진의 무대 인사 모습. 사진=유튜브 갈무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의 절절한 노래뿐만 아니라 제주의 실력파 예술가들이 열연을 펼쳐 과거 70여 년 전 참혹한 비극이 벌어진 현장인 북촌마을로 관람객들을 데려가 잔인했던 그 날의 기억을 펼쳐놓는다.

공연에는 제주인들의 시각과 언어가 담겼다. 영상과 삽화, 낭송, 자막 등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 웅장하고 섬세한 오페라와 세련된 뮤지컬의 연극적 요소가 다양한 공연예술에 복합적으로 녹아들었다.

본 공연에 앞서 순이삼촌 제작진은 오는 8월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식전공연과 제작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작발표회에는 원작자 현기영 소설가와 강혜명 예술총감독, 최정훈 작곡가, 김홍식 지휘자를 비롯해 출연 배우 김신규·이동명(상수역), 최승현(할머니역), 장성일(고모부역)이 참여한다. 

제작진은 국내의 저명한 문화예술계 평론가와 언론사, 문화예술지 등 관계자를 초청해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의 기획과 연출, 제작과정 등을 소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식전공연으로 출연 배우들이 직접 대표 아리아 3곡을 노래하는 특별 무대도 진행된다.

공연 티켓은 1인당 4매까지 유선으로 예약 가능하며 현장에서 수령 해 선착순 입장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02-549-4133), 제주(064-728-1509) 문의처로 전화하면 된다. 

4.3평화재단은 “명실상부 문화예술의 본령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을 통해 제주4.3을 전국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희범 이사장은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은 제주 지역 창작문화예술 공연 콘텐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대표 작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이 제주4.3의 진실과 교훈을 전국으로 알릴 수 있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은 지난 2020년 제주에서 2회 초연해 지난해 제주 2회, 수도권 경기아트센터 1회 공연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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