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활나물 (Crotalaria sessiliflora L) -콩과-

이번 주에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활나물이라는 작은 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민요 ‘나물타령’에 ‘어영 꾸부렁 활나물’이라는 구절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실제 나물로 식용하였고 잎이나 줄기 등이 휘어지는 모양을 활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구부러졌다 활나물이오 펄럭펄럭 나비나물
이 나물 저 나물 바삐 캐서 채광우리를 채워가지고
해 지기 전에만 집에 가자

- 민요 '나물타령' 가운데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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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

이 활나물 열매 속에 든 종자가 꼭 딸랑이처럼 생겨서 영어로는 래틀박스(Rattlebox)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딸랑이 상자라는 말인데 학명의 코르탈라리아(Crotalaria) 역시 아기들의 장난감 딸랑이를 가리키는 그리스어 코르탈론(Crotalon)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마른 깍지를 흔들면 씨가 딸랑거린다고 하는 특징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활나물의 꽃은 옅은 청자색이나 보라색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가끔 변이종인 흰색 꽃을 피운 활나물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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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활나물의 다른 이름으로는 農吉利(농길리), 野百合(야백합)이라 불리는데, 뱀에 물렸을때 독을 해독하기 위해 이 활나물을 이용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항암성분이 있어서 이 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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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를 담다 보면 꽃의 개화시간을 알지 못하여 야생화를 찾지 못하거나, 찾았는데 꽃이 피지 않는 경우를 경험합니다. 

대청부채(오후 4시 이후 개화)가 그렇고, 습지에서 자라는 흰꽃물고추나물(오후 3시 이후 개화) 이나 귀화식물인 노랑개아마(오후 2시 이후 개화)도 개화시간이 특이한 식물입니다. 이 활나물도 오후 2시가 넘어야 꽃을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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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활나물의 꽃말이 '행복감'이라고 합니다. 9월이 되면서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코 앞에 와 있다는 사실을 식물들이 먼저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활나물이 그렇고 깊은 숲 속에서 피어나는 방울꽃과 제주상사화가 많이 피어나는 시기입니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은 9월의 초입에서 활나물의 꽃말처럼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행복감이 충만하시기를 응원해 드립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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