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동생 잘못하면 형이 회초리 들어야”
“제주 ‘제2공항’‧‘기초자치 모델’ 찬반 양극단 선악 편 나누기 옳지 않다”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김경학 의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며 제주도와 도민공동체의 안녕을 소원  빌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제주의소리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김경학 의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며 제주도와 도민공동체의 안녕을 소원  빌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제주의소리

‘우리 경학이’. 청년 시절, 그의 고향인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마을 어른들이 유난히 붙임성 좋은 그를 향해 부르던 별칭이다. 이후 도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하자 ‘우리 경학이 의원’이 됐고, 지금은 ‘우리 경학이 의장’이 됐다.
 
상대를 유쾌하게 만드는 파안대소와 어느 자리에서든 깍듯이 예를 갖춘 겸손함으로 그에게 붙여진 ‘우리 경학이’란 별칭은 그가 지방선거에서 낙선과 당선을 거듭하며 3선 경력의 ‘정치인 김경학’과 ‘김경학 도의장’에 이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를 떠올리게 하는 캐치프레이즈가 됐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아침, 김경학 의장 집무실에서 추석특집·당선(3선) 100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얼마 전 태풍 힌남노로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본 도민들의 빠른 피해 복구를 기원하며, “추석 보름달을 보면서 도민 모두가 소원을 바랄텐데, ‘우리 경학이 의장’도 제주와 도민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소원을 빌겠다”고 인사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 소속 제주도지사가 20년 만에 선출되면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도의회가 도정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한마디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어떤 자리에서든 파안대소하는 격의 없는 그의 이미지와, 정치인으로서의 김경학이 걸어온 길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의정활동 동안 그저 허허대는 유약한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자신의 철학에 맞지 않는다면 당론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도 그에겐 통하지 않았던 사례가 차고 넘친다. 

김 의장은 “형제 사이에서도 동생이 잘못하면 형이 먼저 회초리를 들어야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지 않을 것 아니냐”며 의회가 도정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절대 소홀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최근 행정시장 등 도 산하기관장 인사잡음과 관련해 ‘논공행상, 보은 인사’를 경계하라고 공개적으로 오영훈 지사를 비판하기도 했던 김 의장은 “지도자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청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그건 지도자로서 결격사유”라고 여전히 날을 세웠다. 

도의회 인사청문회 무용론이나 인사청문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잃은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부적격자를 임용했던 ‘인사’ 때문이지 않냐”며 “제주도정도 다르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녹색당 주도로 도의회에 접수돼 의장이 대표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보전지역관리 조례개정안’ 처리 전망은 “공항과 항만 같은 국책사업에 대해 도민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동의 과정을 포함시켜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면서 “상임위인 환경도시위원회의 입법 검토와 예고 절차를 거쳐 의안심사 과정까지 거쳐야 해서 이번 정례회에서 심사가 이뤄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도민사회 최대 현안인 ‘제2공항 찬반’ 갈등은 “국책사업인 제2공항에 대해 의회의 권한과 역할에 한계가 있다”면서 “실용적 접근을 밝힌 오영훈 도지사의 입장이 더 구체적으로 정리되면 의회도 지원과 협력을 해나가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영훈 도정의 핵심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관련해선 “기초자치단체 도입은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다만 구역 설정, 공무원 수, 재정, 청사 위치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단기간에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지방선거 전에 도민의 손으로 새로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모델을 결정하고, 다음 지방선거에서 도민이 직접 기초자치단체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오영훈 도정의 복안과는 결을 달리한 것으로 읽힌다. 

김 의장은 ‘제2공항’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두고 도민사회가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찬성을 위한 찬성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옳지 않다”고 경계하며, “양극단으로 서로 생각이 맞지 않는다고 적으로,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하고 타협하여 공존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다음은 김경학 의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   

Q.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지 100일,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지도 벌써 70일이 됐습니다. 아무리 3선 의원이라도, 의장은 그 무게감부터 남다를 텐데요, 의장으로서 보낸 지난 70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의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는데, 사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 잘 모르다가, 뒤돌아보니 벌써 이렇게 와 있습니다.
원 구성에서부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사태에 따른 지역경제 회복과 민생을 살리기 위한 제1차 추경, 새 도정과 교육행정, 정무부지사와 양 행정시장 인사청문, 그리고 엊그제 강력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에 따른 대처까지 숨가쁘게 흘러간 시간이었습니다.
의회 내부적으로도 인사권 독립 후 두 번째 인사와 직원과의 차담회를 통한 애로사항 청취, 의정슬로건 도민공모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12대 도의회가 도민 중심의 의정, 도민 모두가 행복한 제주라는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곧 행정사무감사와 도정 및 교육행정질문, 새해 예산안 심의 등 굵직굵직한 안건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여 그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Q. 최근 12대 의회 전반기 의정 슬로건으로 ‘더 많은 기회, 더불어 행복한 제주’를 확정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 제12대 도의회 전반기 슬로건은 우리 도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한 전 국민 공모 제안과 내부 제안 수렴을 통해 최종 선정했습니다. 우리 제주는 특별자치도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1차 산업과 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다 보니 좋은 일자리가 얼마 없고, 창업하기에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는 제주’를 제공함으로써 누구라도 와서 뜻을 펴고 경제적 성취는 물론 삶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야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선택했습니다.
또 과거 우리 선조들이 돌과 바람의 화산회토에서 자강불패의 도전정신과 수눌음으로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듯이, 그 정신을 이어받아 ‘더불어 행복한 제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의정 슬로건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제12대 의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의지를 담아낸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민 모두가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더불어 행복한 희망의 제주가 되도록 우리 도의회가 앞장서겠습니다.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Q. 민주당 계열 도지사가 20년 만에 선출되면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제주도의회가 도정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전반기 원 구성 이후 두 번의 임시회가 열렸었는데, 의회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도정 견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십니까.

= 그런 걱정이 있다는 점, 잘 알고 있고, 가슴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도지사나 의회 의원들 다수가 민주당 소속인데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여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선거 때 도민들의 신뢰와 기대 속에 다시 책임과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당이라고 해서 어영부영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형제끼리도 동생이 잘못하면 형이 먼저 회초리를 들어야 밖에서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도정을 견제하면서도, 협치해야 할 일은 당연히 협치할 것입니다. 특히 상설정책협의체 운영을 통해 집행부와도 더 소통하며 제주발전에 힘과 지혜, 역량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Q. 제주도 산하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말들이 많습니다. 의장께서 폐회사나 별도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논공행상, 보은 인사’를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임명된 양 행정시장을 비롯한 산하기관장 인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인사청문은 말 그대로 도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해야 하는 높은 도덕성과 조직의 수장으로서 다양한 행정역량을 검증받는 절차입니다. 지도자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청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그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그건 지도자로서 결격사유입니다.
검증 결과 의회가 부적격이나 그에 가까운 판정을 내렸으면 그에 따라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임원 임용이 계속 이어질 예정인데 보은인사 논란이 재현되지 않도록 인사 검증은 물론 능력 중심의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새로운 도정에 대한 도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Q. 제주도 의회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또 제기됩니다.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부적격’의견을 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기 때문인데요, 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비단, 인사청문 부적격자 임용은 이번 도정의 행태만은 아닌데요, 그러다 보니 도민사회에서는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오고 인사청문회 개선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잃은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부적격자를 임용했던 ‘인사’ 때문이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제주도정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적격자’ 임용 강행은 20년 만에 바꿔놓은 민주당 도정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은 의회의 결정을 따라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인사청문 개선점이고, 차후 부적격자에 대한 임용은 아예 차단할 수 있도록 도정과 의정이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도민들이 인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라며, 의회의 결정을 도정이 존중해주는 것이 바로 협치의 시작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 8일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추석특집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Q. 추석 연휴가 끝나면 16일부터 바로 제409회 제1차 정례회가 시작됩니다. 바뀐 도지사, 교육감을 상대로 첫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이 진행됩니다. 어떤 것들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네, 오는 9월 1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27일간의 일정으로 제409회 제1차 정례회가 열립니다. 이번 회기에서는 제12대 도의회 개원 이후 첫 도정과 교육행정 수장을 대상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을 통해 두 수장의 의중을 듣게 되는데, 향후 제주의 미래 비전은 물론 제주 현안들의 처리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쟁점이 될 현안으로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있습니다. 이어 제2공항 추진과 월정하수처리장 갈등, 비자림로 확장, 그리고 특별하지 않은 특별자치도특별법 등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코로나19 방역 대책, 코로나19가 준 시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경제 문제, 청년 문제, 양극화와 소외계층 대책,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 기후 위기, 탄소제로, 추자도 해상풍력, 버스 준공영제와 트램 도입, 개발과 보존 문제 등 많은 현안들에 대한 격의 없는 질문과 답변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Q. 11대 의회 때 부결됐던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이 주민발의로 청구됐습니다. 의장께서 의회를 대표해 대표발의자로 서명했는데, 9월 정례회에서 처리되는 겁니까.

= ‘제주특별자치도보전지역관리 조례개정안’은 제11대 도의회 당시인 2019년 11월, 제3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제주녹색당 주도로 주민발의로 도의회에 접수됐고, 얼마 전 우리 도의회 주민조례발안심사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주민발의 조례 규정에는 대표발의자는 의장이 하도록 돼 있습니다.
개정 조례안은 조례에 명시된 관리보전지구 1등급 지역 내 행위 제한을 절대보전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올리고, 설치할 수 없는 시설항목에 ‘항만’과 ‘공항’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등급변경과 해제가 필요한 경우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해 공항과 항만 등의 국책사업에 대해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동의 과정을 포함시켜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습니다.
개정 조례안이 정식 의안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도시위원회로 보냈고, 입법 검토 및 예고 절차를 거쳐 의안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번 정례회에서 심사가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인데, 워낙 도민 간에 첨예한 대립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Q. 오영훈 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관련해 제주도가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조언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찬성이지만,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경제위기 해소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이로 인해 또 다른 도민 갈등 혼란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구역 설정 문제라든가 또 몇 개로 나누느냐, 그에 따른 공무원 수의 증가 문제, 재정 문제, 청사 위치 등 난제가 많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앙정부가 계속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반대해 왔고, 행정시장 직선제도 반대를 해 왔지 않습니까. 자칫 도민사회의 논란만 뜨겁게 하고, 중앙정부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결과도 우려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체제의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먼저입니다. 이를 토대로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소상하게 도민들에게 알리고 충분한 논의와 토론 끝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역시 49대 51,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중앙정부 설득 논리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Q.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제주 제2공항 관련 예산 173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강행 의지가 재차 확인된 셈인데요, 찬-반 갈등이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갈등 중재자로서 의회의 역할, 어떤 게 있을까요.

= 제2공항은 중앙정부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고, 또 원희룡 전 지사가 국토부장관이기 때문에 강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었는데, 내년 예산에 173억 원이 반영된 것을 보면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사실 제2공항은 7년간 끌어온 문제이지만, 안타깝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 의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습니다. 지사께서도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는데, 도정에서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되면 의회도 이에 맞춰 지원과 협력,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사 입장과 의회 구성원 의견을 듣고 지혜를 모아가며 현장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답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찬성을 위한 찬성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옳지 않고, 양극단으로 서로 생각이 맞지 않다고 적으로, 악으로 규정하는 것 또한 옳지 않아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하고 타협하여 공존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더불어 행복한 제주’를 위한 오영훈 도정에, 그리고 도민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시죠.

= 역대급 태풍, 제11호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큽니다. 크기에 비해 피해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양식장과 하우스 등 시설과 농작물 피해를 본 분들이 많습니다. 하루빨리 복구가 되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절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는데, 저도 도민들께 “늘 한가위처럼 풍요롭고 따뜻한 정이 넘쳐 나길 바랍니다”는 덕담을 전합니다.
그리고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도 비셨을 텐데, 그 소원 다 이루어지고, ‘우리 경학이’ 저 역시 도민 모두가 ‘행복한 제주공동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대담 = 김봉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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