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씀씀이로 보는 제주관광 패턴 변화, 레저-여행업↑주점-운송업↓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매출액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바뀐 관광패턴으로 인해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흐름이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 수는 1021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관광액 835만명에 비해 22.2%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제주에서는 이미 지난 19일을 기해 관광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내국인 관광시장이 견인한 결과다. 24일까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017만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99%가 내국인 관광객으로 이뤄졌다. 

현 추세는 역대 최대 내국인 관광객 수를 기록했던 2019년을 뛰어넘고 있다. 2019년 내국인관광객 1000만명 돌파 시기는 10월 1일이었던 반면, 올해는 열흘 빠른 9월 20일을 기해 내국인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시기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4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는 4만3931명이다. 꼬박 3년전인 2019년 9월 24일 외국인 관광객 수 122만9859명에 비해 무려 96.4% 감소한 결과다.

이 같은 관광객 구성의 변화는 시장에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추석 연휴기간 관광객 소비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도 디지털융합과 빅데이터팀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도내에서 이뤄진 BC 카드 결제금액을 비교 분석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올해 추석 연휴기간 제주를 찾은 방문객 약 22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지만, 소비패턴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 추석 연휴 기간 내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은 18만638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인 16만4834원보다 13.07%,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기간의 16만9426원보다 10.0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결제자 수는 12.17% 감소했다. 이는 출국규제 완화에 따른 해외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추산된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 올해 2분기 인천공항 출국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시기에 비해 무려 510.6%나 증가했다.

다만, 관광객의 총 결제금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이러한 차이를 상쇄할 정도로 코로나19 관련 엉업시간·거리두기 규제 영향이 크게 작용했고, 근래 물가상승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매출액은 관광객의 소비 패턴을 가늠케 한다. 올해의 경우 2019년에 비해 다수 업종의 결제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호황을 누린 것은 '수상오락 서비스업'으로 2019년을 기준으로 한 결제금액 상대지표는 322.25를 기록했다. 2019년을 100으로 잡으면 평균 3배 가량 매출이 는 셈이다. '마사지업'도 299.25를 기록했지만, 마시지업은 상대적으로 절대지표 표본이 적어 큰 의미가 부여되지는 않았다.

뒤를 이어 여행사업 205.37, 빵 및 과자류 소매업 189.23, 관광 민예품 및 선물용품 소매업 188.33 등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개별 관광객뿐만 아니라 단체 여행 수요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빵지순례' 등의 키워드로 SNS를 통해 인기를 끄는 관광코스도 영향을 미친 결과다. 그 외 음식점, 호텔업, 소매업 등은 100~120 사이의 지표를 기록했다.

반면, 가장 크게 부진한 업종은 주점 관련업, 자동차 임대업, 정기항공 운송업 등으로 분류됐다. 일반유흥 주점업이 69.31, 정기항공 운송업이 76.63, 자동차 임대업이 82.94로 뒤에서부터 나열됐다. 화장품 및 방향제 소매업 84.74, 내항여객 운송업 85.33, 건강보조식품 소매업 94.12 등도 대표적인 부진 업종이다.

주점 관련 업종이 맥을 추지 못한 것은 코로나19를 지나며 술을 마시는 문화 자체가 위축된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추석연휴에는 관광객 보다 귀성객의 비율이 높았을 것으로도 유추된다.

자동차 임대업의 경우 개인이 대여하는 렌터카 시장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전세버스 등의 형편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객 운송업, 화장품 및 방향제 소매업, 건강보조식품 소매업 등은 2019년까지 한시적으로나마 남아있던 중국 보따리상 유입 제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관광 수요 증가로 이러한 경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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