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전략을 중심으로 본 6차산업 생존법…27일, 육감만족 전문가 세미나 개최

27일 오후 2시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는 ‘2022 제주 6차산업 농·특산물 육감만족 한마당’ 행사 일환 코로나 이후 제주 6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세미나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27일 오후 2시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는 ‘2022 제주 6차산업 농·특산물 육감만족 한마당’ 행사 일환 코로나 이후 제주 6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세미나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는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청정 제주라는 강점을 지닌 제주 6차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까. 

27일 오후 2시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는 코로나 이후 제주 6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세미나가 진행됐다. 

‘2022 제주 6차산업 농·특산물 육감만족 한마당’ 행사 일환으로 열린 세미나는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와 [제주의소리], 제주CBS가 주최 주관하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후원했다. 

이날 세미나는 1차 산업인 원물 생산으로 시작해 제조, 체험 등 2차와 3차 산업이 융복합된 6차산업의 제품 판로 확대 방안을 찾기 위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프리미엄 분유 브랜드 ‘퓨어락’을 생산하고 있는 송경수 ㈜퓨어랜드·갤러리티(주)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이후 6차산업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6차산업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송경수 ㈜퓨어랜드·갤러리티(주)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코로나19 이후 6차산업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송경수 ㈜퓨어랜드·갤러리티(주)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송 대표이사는 전통적인 원가 산출 방식과 가격 결정을 위한 방법을 설명한 뒤 ‘가성비’와 ‘가심비’ 등 요즘 트렌드에 맞는 가격 산정 방법을 이야기했다. 6차산업의 생존을 위해 단순한 가격 산정보다 통합적 마케팅의 하나로 가격을 정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 

가성비는 말 그대로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줄인 말로 저렴한 가격임에도 성능이 좋은 상품을 뜻한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뜻하는 말로 비싸더라도 심리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최근 유행하는 소비 형태다. 

송 대표이사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상품 판매 이익을 기준으로 가격을 정함이 아닌,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할 때 느끼는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만족감의 크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각화된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예를 들어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제주도는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는데 이 같은 이미지를 소비자가 지각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는 것. 즉, 내 상품을 소비자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송 대표이사는 “지각된 고객가치, 즉 세분화와 타겟팅, 경쟁제품, 트렌드 등 만족감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는 가격전략과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며 “가격은 자체로서의 의미보다 통합적 마케팅의 일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산정 전략을 ‘상층 흡수 가격 전략’과 ‘침투 가격 전략’ 두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상승 흡수 가격 전략의 경우 신상품을 높은 가격으로 출시해 초기 판매량을 희생하더라도 높은 마진과 브랜드 신뢰도를 얻는 방법이다. 

침투 가격 전략은 경쟁사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전제를 깔고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으로 낮은 가격으로 신상품을 출시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품질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인지도가 낮을 때 자주 사용되며 추후 가격을 점차 올리는 전략이다.

송 대표이사는 “6차산업 제품은 두 가지 전략을 잘 고려해야겠다. 타지역에도 생산되는 제품이라면 상층 흡수 전략은 쉽지 않겠지만, 충분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진다면 가능하다”며 “특히 제주에서만 생산되는 원물로 만든 제품이라면 포장까지 잘 해서 고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전체 산업계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겠다”고 제언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좌장을 맡은 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신호진 롯데관광개발 HAN컬렉션 과장. ⓒ제주의소리
사진 오른쪽부터 좌장을 맡은 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신호진 롯데관광개발 HAN컬렉션 과장. ⓒ제주의소리

이어진 토론은 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신호진 과장(롯데관광개발 HAN컬렉션) △김철휘 단장(제주도관광협회 e커머스사업) △윤종석 대표(주식회사 컬쳐히어로 우리의 식탁 제주 운영법인)가 참여했다. 

신 과장은 제주드림타워에 마련된 6차산업 인증업체 매장 ‘안테나숍’에 입점한 화장품을 예로 들며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6차산업 인증업체의 화장품은 가격을 뒷받침하는 스토리텔링이 약하다. 제주에서 생산하고 제주만의 원료를 사용했다는 제품의 근거나 관련 이야기가 부족한 현실”이라며 “또 기능성을 강조하지 못해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내 화장품,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제주에서 생산되는 원물을 사용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가격을 조금 낮춰 대중들이 인지할 수 있는 상태에서 보다 많은 체험을 하도록 해야겠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송 대표이사의 발표에 이어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판매를 위한 여섯 가지 전략을 이야기했다. 주요 전략은 △숫자 9의 법칙 △정상가 대비 할인가 노출 △앵커링 효과 △상품 내 차별화 △번들링 △미끼상품 판매 등이다. 

숫자 9의 법칙은 4만원, 5만원짜리 제품을 3만9000원, 4만9000원 등 앞자리를 바꿔 소비자가 가격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앵커링 효과는 판매하고 싶은 상품보다 비싼 상품을 먼저 제시, 원래 판매할 상품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라는 것. 

또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을 분석한 뒤 같이 구매하는 상품이 있다면 묶어서 저렴하게 판매한다거나 사은품을 주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단품 위주 가격경쟁 시장에서 비켜나 수월하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김 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가진 가치에 맞게 패키징하는 일이다. 만약 여력이 안 된다면 앞서 설명한 전략 차원의 접근도 도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철휘 제주도관광협회 e커머스사업단장(사진 왼쪽)과 윤종석 주식회사 컬쳐히어로 우리의 식탁 제주 운영법인 대표. ⓒ제주의소리
토론에 참여한 김철휘 제주도관광협회 e커머스사업단장(사진 왼쪽)과 윤종석 주식회사 컬쳐히어로 우리의 식탁 제주 운영법인 대표. ⓒ제주의소리

윤 대표는 유통과 판매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제주 6차산업이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타지역 상품과의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소비, 공감하고 이를 SNS에 올려 공감하는 지금의 소비 시장에서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선보일 것이며, 어떻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치열히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원가 분석이 명확해야 한다. 제조 원가부터 매출 이익, 영업 이익을 붙여 최종 판매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내 상품이 얼마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송 대표이사는 “6차산업 제품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신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것인지, 최고의 상품인지, 처음 출시된 것인지가 중요한데 이런 요소가 하나도 없는 경영체를 위해 도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1일부터 2일, 제주시 칠성로 쇼핑거리 일대에서는 6차산업 인증 경영체가 한자리에 모여 다채로운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를 선보이는 ‘제주6차산업 육감만족한마당 마켓플레이스’가 성황리 열린 바 있다. 

6차산업 육감만족한마당은 2015년부터 제주에서 시작돼 지역 내 6차산업의 현황을 알리고 동시에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육감만족’은 소비자의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오감(五感)은 물론 6차산업 상품에 대한 만족감까지 육감(六感)을 만족시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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