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천미천 하천정비사업 송당지구 사업 구간 제외 최종결정
제주환경운동연합 “사상 최초 생태환경 고려한 사업 철회 결정 환영”

천미천 상류 돔배오름 인근 정비 예정지.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br>
천미천 상류 돔배오름 인근 정비 예정지.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원형 훼손과 생태계 파괴 논란이 불거진 제주 천미천 하천정비사업이 중단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제주시는 지난 22일 ‘천미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송당지구 사업 구간을 제외, 중단키로 결정했다.

천미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은 행정구역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나눠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제주시의 경우 2018년부터 하천정비 공사를 시작했지만,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올해 5월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공정률은 72%며, 이번 결정으로 제외된 송당구간은 천미천 하류 약 2.5km다. 남아있던 송당지구가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천미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제주시 구역은 이번 달 사업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제주시는 제주환경운동연합에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법정보호종이 확인된 천미천 송당지구 정비 계획을 제외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8월 소규모영향평가를 통과한 천미천(구좌지구) 지방 하천정비사업 제4교래교 상류 사업은 하상 정비가 일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하천변 수림 보호 및 호안 정비를 최소화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7일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제주하천정비사업에서 반환경적 사업을 철회한 첫 사례로 하천정비사업의 중요한 획을 긋는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천미천 하천정비사업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도민사회 목소리에 응답한 제주시의 결정에 깊은 환영의 뜻을 전한다”며 “천미천 하류인 송당지구는 긴꼬리딱새, 팔색조, 두견이, 원앙 등 멸종위기 여름 철새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와 보금자리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결정으로 무분별하게 하천과 주변 식생을 파괴하던 하천정비사업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며 “특히 친환경적 하천정비를 표방한 오영훈 지사의 공약 역시 실행단계에 들어섰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제주시와 달리 서귀포시는 천미천 하천정비 구간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며 “서귀포시는 올해 말까지 토지보상절차를 밟고 내년부터 8km에 달하는 정비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서귀포시는 30년간 반복해온 천미천 하천정비사업이 천미천의 환경적, 생태적 기능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결국 두 행정시 사업의 틈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모든 하천정비사업 시행을 보류하고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자연 친화적이고 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관행적인 사업은 앞으로 없다는 것을 선언하고 하천을 친환경적으로 보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내 하천은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유의 경관과 가치를 지녔다. 도민 모두의 자산인 하천을 제대로 보전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