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자금우 (Ardisia japonica [Thunb.] Blume) -자금우과-
제주에는 23일부터 산간과 중산간에 대설경보, 나머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설국의 나라가 된 듯, 한라산을 중심으로 온통 하얀 옷을 입은 모양입니다.
눈이 많이 와서 근처의 숲을 찾았더니 빨간 열매가 달린 작은 나무가 저를 반겨 줍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도 많이 알고 있는 ‘자금우’라는 아주 작은 관목입니다.
자금우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서식합니다. 겨울철이 되면 이렇게 붉은 구슬 형태의 열매가 달리는 작은 나무입니다.
불교에서는 자금(紫金)이란 부처님 조각상에서 나오는 신비한 빛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금우과의 대표적인 식물로 백량금, 자금우, 산호수가 있습니다. 크기에서는 백량금이 무릎 위 정도로 자라면서 자금우나 산호수보다는 큽니다. 자금우나 산호수는 크기가 비슷한 아주 작은 관목입니다.
자금우과의 대표적인 식물인 백량금, 자금우, 산호수의 꽃과 열매의 비교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백량금은 자금우나 산호수보다는 키가 크고 잎이 길고 두꺼우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산호수는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크고 잎 양면에 털이 있습니다.
자금우는 키가 작지만 썩은 낙엽들 사이에서 땅속줄기를 뻗어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갑니다. 햇볕을 많이 받지 않아도 상록수 밑에서 광합성을 하여 살아가는 생존능력이 탁월한 나무입니다.
자금우라는 이름의 한자를 해석하면 자금우(紫金牛)는 ‘아름다운 빛을 내는 소’란 뜻입니다.
소 크기 정도의 아름다운 빛을 내는 나무처럼 상상하면 실망이 클 수도 있습니다. 자금우는 한약재로 쓰이는데, 그 한약재의 이름이 바로 ‘자금우’입니다. 옛 중국인들이 붙인 이름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강렬하고 매혹적인 빨간색은 보통 정열을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자금우의 꽃말도 '정열' 이라고 하는데 아마 빨간 열매에서 꽃말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온통 설국의 섬이 되어버린 제주에 동장군이 찾아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봄이 멀지 않았음을 자금우의 빨간 열매가 강한 정열로 말해 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