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로 널리 알려진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1989)’와 82세 나이에도 여전히 무용가이자 예술가로 남고 싶은 홍신자가 만난다. 

29일과 30일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공연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는 홍신자가 홀로 연기하는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유일한 출연자인 노인 역을 맡았다.

원작은 황혼을 맞이한 주인공 크랩은 자신의 지난날을 기록한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과거를 떠올린다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예술 기획자 민경언이 각색과 연출을 맡고, 전통 침선작가 겸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신소연이 제작 프로듀서를 맡았다. 홍신자, 민경언, 신소연까지 세 명의 조합은 지난해 다원예술 공연 ‘On the blanket(이불 위에서)’로 선보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령들의 편지 ▲장례 ▲홍신자의 백남준 오마주 등에서도 손발을 맞췄다. 

민경언 연출은 이번 작품이 희곡을 원작으로 하지만 1인극이라기 보다는 ‘다원예술작품’으로 새롭게 각색됐다고 소개한다. 원작의 주인공 크랩은 무대에 등장하지 않고 오랜 릴 테이프에 녹음된 소리로 존재한다. 대신 새로 창작한 ‘노인’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홍신자는 노인 역을 연기한다. 

연출자는 작품 소개에서 “노인의 관점을 통해 빈 공간에서 들려오는 ‘크랩의 목소리’와 음악이 이끄는 내러티브는 우리 인간이 삶을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무의미한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단서로 작용한다. 노인과 크랩은 마치 이야기를 나누듯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이 가지는 의미를 원근법적으로 조망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홍신자 데뷔 50주년 공연으로 내년에 미국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도 상영할 계획이다.

공연 일시는 29일 목요일 오후 7시, 30일 금요일 오후 3시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이며, 전 좌석 선착순 무료입장이다. 온라인( https://docs.google.com/forms/d/1HxouB2E42kZv3WgFEnrKJeNphqC9iD_pqno9hIhhlGE/viewform?edit_requested=true )으로 예약도 받는다.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는 커뮤니티아트랩 코지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만든 2022 원로예술인공연지원사업 선정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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