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시 30분 비자림로 공사현장서 시민합창 진행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들(이하, 시민들)은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 중단된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시민합창을 진행, 공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비자림로 공사는 제주도가 242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대천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4km 구간을 너비 19.5m의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당초 201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2016년부터 87필지 13만4033㎡를 편입해 공사를 시작했지만, 환경훼손 논란이 일면서 3차례나 사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제주도는 환경저감 대책 마련을 통해 왕복 4차선을 유지하는 대신 도로 폭을 16.5m로 축소하고 도로 밖 공간을 줄여 삼나무 훼손 범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발언에 나선 시민들 김순애 씨는 “누더기, 땜질식 보완과 저감 대책들을 내놓고 지난해 2월 환경청과 제주도가 협의를 마무리, 야금야금 공사를 해왔다”며 “비자림로 공사 집행 중지 선고를 앞두고는 얍삽하게 벌목공사를 강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 볼 때 제주도가 환경청과 협의한 내용을 제대로 지킬까는 의문”이라며 “광주에 있는 영산강청 직원들이 제주에 내려와 협의가 지켜지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기 어렵다. 그래서 제주도가 협의 내용을 휴짓조각처럼 무시하고 있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남아있는 공사도 아직 많다. 멸종위기종이 많이 서식하는 천미천을 가로지르는 제2대천교도 공사 구간인데 공사가 진행되면 엄청난 생태계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며 “도로를 확대하려는 방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지속가능한 제주도를 위한 방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이 중요해지고 기후위기로 온실가스 감축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지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고민들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합창을 제안한 여수 시민 홍서영 씨는 “국제적인 탄소배출 절감의 흐름 속에서 제주시는 이를 역행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 성적지표 최하위권인 한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어리석은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후위기에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는 때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결정권자의 태도는 근무 태만”이라며 “공사를 중단하고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고민 없이 성장주의 노선을 타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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