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제주 제2공항 재추진에 대해 “후안무치의 소지와 소욕”이라고 비판했다. 

생태위는 19일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재개에 대한 천주고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의 입장’을 통해 “제주 생태계 질서 회복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태위는 “두차례 환경부가 반려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국토교통부가 보완해 제출했다. 제주도민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숨겼다. 전 제주도지사가 장관인 국토부가 제주 지역의 더없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제주도정과 소통하지 않고, 도민의 당연한 알권리를 무시한 어이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장기간 면밀한 조사를 통해 수집된 합리적인 자료라 몰 수 없는 단 3일의 풍속 측정 자료를 근거로 볻도자료를 만드는 공무원들도 내심 부끄러웠을 것이라 여겨진다. 제주 항공수요를 어떤 근거로 추산했는지, 제주 사회가 수용 가능한지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생태위는 “아름답고 깨끗한 제주는 쓰레기와 오폐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무(三無)의 섬 제주가 범죄율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용 한계를 초과해 지나치게 많은 여행객이 오면서 오버투어리즘에 빠진 소위 ‘제주랜드(Jeju-Land)’ 놀이공원이 됐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와 제주도민의 삶이 어떻게 변질될지에 대해서도 세심히 고민해야 한다. 제2공항의 군사적 사용 가능성과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제주는 과거 원나라의 군사기지인 탐라총관부 설치로 묵호의 난을 겪었고, 일제의 제주 군사기지와, 4.3의 참혹한 아픔을 겪었다. 제주가 다시 열강 다툼 속 군사기지가 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생태위는 “제주는 평화의 섬이 돼야 한다. 제주가 간직한 천혜의 자연환경은 중요한 경제적 자산 이상의 절대적 가치를 지니는 보물”이라며 “제주를 찾는 이들은 보존된 제주의 생물권과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제주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제주인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보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일제 강정기 민족의 소중한 자산을 외세에 팔아넘긴 이들을 우리는 매국노라 부르며 잊지 않고 있다. 후손 대대로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와도 같은 천혜의 생태환경의 배를 가르는 것은 어리석으면서도 끈질긴 후안무치의 소지와 소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생태위는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위는 제주 생태계 질서 회복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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