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22대 총선 제주풍향계]① 워밍업 들어간 4.10총선 관전포인트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던 형제자매와 친척들을 이번 설명절에는 3년만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겠지만 3월에 치러지는 조합장선거와 내년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가 밥상머리를 달굴 것으로 보인다. 1년2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곤련해 자천타천 거론되는 예비주자들과 관전 포인트를 미리 짚어본다. / 편집자주

2024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다소 멀다고 여겨지겠지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총선 승리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워밍업을 시작했다.

제주지역 역시 설명절을 앞두고 거리 곳곳에는 조합장 선거 현수막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예비주자들의 ‘얼굴 알림용’ 현수막도 부쩍 늘었다. 

20년간 국회의원 3개 선거구를 싹쓸이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전으로, 지난해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여세를 몰아 '5연속 전패' 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제주 정치판에 반드시 균열을 내겠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 관전포인트1. 20년 싹쓸이 민주당, 3선-재선 노리는 현역, 문대림-김경학 도전장?

4.10 총선과 관련해 제주지역 3개 선거구에서 자천타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는 20명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선을 노리는 위성곤 의원(서귀포시)과 재선을 노리는 송재호(제주시갑)-김한규(제주시을)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혔다.

특히 서귀포시 선거구는 16대 총선 때부터 무려 24년 동안 6연속 승리한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 없다. 16대 고진부 전 의원이 당선된 후 故 김재윤 전 의원이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바통을 이어받은 위성곤 의원이 재선을 찍고 이제 3선에 도전한다. 

위성곤 의원이 견고한 아성을 구축한 때문인지 당내 공천경쟁에 나서겠다는 인사도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다.

반면 제주시 갑-을 선거구의 경우는 현역 송재호, 김한규 의원과 공천 티켓을 두고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인사가 여럿 된다.

4선 강창일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제주시갑 선거구에 전략 공천된 송재호 의원은 이번엔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국회의원과 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던 문대림 전 JDC 이사장이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문 전 이사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오영훈 지사와 치열하게 경선을 치렀지만 고배를 마셨다. JDC 이사장 퇴임 후 애월읍 하귀리에 둥지를 틀면서부터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문 전 이사장은 "(제주시갑)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예비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 교수도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제주시을 선거구의 김한규 의원은 지난해 당시 오영훈 의원이 도지사선거에 나서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자, 혜성같이 등장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의정활동을 시작한지 채 1년이 안됐지만, '우량 기대주'로 평가받으며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맞설 대항마로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첫 손에 꼽힌다. 김 의장은 김우남 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구좌읍-우도면에서 3선에 성공했다. 마당발로 지역사정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총선 출마를 접은 뒤 오영훈 도정에 합류한 김희현 정무부지사도 여전히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김 부지사는 임명된 지 4개월 밖에 안된 상황에서 총선 예비주자로 거론되는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주어진 직분에 충실할 뿐"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여기에 지난 21대 총선에 도전했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도 후보군 중 한 명이다. 다만, 제주시을 외에 수도권 출마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관전포인트2. 정권 탈환 국민의힘, 집권여당의 힘 내세워 현역 누르고 당선자 나올까?

국민의힘(옛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은 2004년 이후 제주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3개 선거구 모두에서 전패 기록만 쌓이고 있다. 

내년 22대 총선을 통해 민주당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는 제주에서 정치지형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특히 지난해 3월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이기며 정권 교체에 성공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주에서도 '힘있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3개 선거구 중에서도 제주시갑과 서귀포시에서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여기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제주시갑 선거구에는 김영진 당협위원장의 출마 의지가 강하다. 김 위원장은 21대 총선 때도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선에서 탈락하며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승리를 이끌었고, 그 동안 당협위원장으로 조직을 다진만큼 이번에는 본선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용담1.2동)도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제주시 동지역에서 유일한 3선 의원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이 제주 전역을 휩쓸 때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변수는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이다. 장성철 전 위원장은 국회의원과 도지사 선거에 벌써 4번이나 출마했다. 인지도만 놓고 보면 김영진 당협위원장이나 김황국 도의원을 압도하지만, 잦은 선거 출마가 되레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장 전 위원장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고민하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제주시을 선거구에서는 김승욱 전 당협위원장과 현덕규 변호사가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김승욱 전 위원장과 현 변호사는 국민의힘 조직위원장 공모에 나섰지만 중앙당이 적격자 없음으로 결정하면서 이력 관리에 흠집이 생겼다. 오현고 선후배 사이로 현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 김 전 위원장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부상일 변호사의 출마 여부도 변수 중 하다. 부 변호사는 지금까지 4번 출마했지만,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김우남, 오영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정치신인(김한규)과 맞붙은 보궐선거가 절호의 기회였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데 또 실패했다.

김 전 위원장과 현 변호사는 당대표 선거가 3월에 끝나면 추가 당협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이를 재기의 발판 삼아 총선 공천장까지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검사 출신 허용진 도당위원장이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재선 도의원 출신 이경용 법무사,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기철 전 제주청장은 아직까지 당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정가에서는 결국 국민의힘 간판으로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는다면 본선에서는 고교 동문(서귀포고)끼리 맞붙을 공산이 크다.

■ 관전포인트3. 4년만에 다선 의원 배출? 부상일 5번째 출마? 정치신인 가능성은?

4년 전 당시 4선이던 강창일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제주지역은 재선과 초선 국회의원만 있었다. 

위성곤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3선으로 몸집을 키우게 된다. 3선이 되면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하는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 

특히 위 의원은 국회 농해수위 한우물을 팠던 만큼 3선에 당선된다면 농해수위 위원장 1순위로 꼽힌다. 물론, 민주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성사돼야 한다.

부상일 변호사의 5번째 출마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부 변호사는 2008년, 2012년, 2020년, 2022년(보궐) 4번 도전했지만 매번 민주당 후보(김우남, 오영훈, 김한규)에 덜미를 잡혔다.

부 변호사는 제주시을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당적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에서는 결국 5번째 도전도 불사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말 그대로 '정치신인'이 얼마나 도전할 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정도가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고 있을 뿐, 뉴페이스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동안 다음(현 카카오)과 넥슨 제주 이전을 이끌어 낸 김종현 전 제주더큰내일센터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회자되며 주목받았지만, SNS를 통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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