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왓 칼럼] 올 한해 모든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 신강협

올 한해 모든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올립니다. 샬롬(Shalom)!.. 그리고 앗살람 알라이꿈(As-salamu alaykum)! 평화를 빕니다(Peace be with you)!.사진=픽사베이.
올 한해 모든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올립니다. 샬롬(Shalom)!.. 그리고 앗살람 알라이꿈(As-salamu alaykum)! 평화를 빕니다(Peace be with you)!.사진=픽사베이.

늘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지구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나라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고 있다. 전쟁의 여파는 세상의 에너지와 자원의 공급망을 훼손하고 왜곡함으로써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세상의 곡창지대는 생산이 아니라 파괴가 난무하는 전장으로 변했다. 식량은 줄고, 물가는 치솟았다. 전쟁으로부터 생겨난 고통은 우크라이나에 한정되지 않고 지구의 어느 다른 한편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끊임없이 전가되고 있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우리나라의 새정부는 위기감을 높였다. 아마추어리즘을 넘어 무능, 아니 무능을 넘어선 자기 아집으로 우리나라 전체를 전쟁도 불사하는 국가로 만들어가고 있다. 일주일 전에 터진 대통령의 실언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적을 하나 더 만들었다. 그 뿐만 아니다. 핵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말은 정말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에 부화뇌동한 정치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핵무장을 주장한다. 국제사회 국제정치의 역학, 핵무기의 위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허황되고 ‘바보같은 말’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반도 내에서 핵전쟁은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남이든 북이든 핵능력을 가지지 않는 것, 한반도 비핵화가 평화를 위한 최선의 길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강의 남측 대응은 북에 핵개발의 명분만 더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극우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정부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표는 여성들까지 군사전략의 방편으로 끌어들이는 법안을 발의한다고 한다. 더 어이없는 것은 그러한 법안에 ‘양성평등’이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하고 있다. 온 나라를 군사체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근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이라크 침공의 결과를 생각해 보자! 강력한 군사력은 사회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않으며 승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짧은 생각의 길이는 짧은 승리를 승리로 여길지 모르나, 생각을 좀 더 해보면 일방의 강력한 군사력은 세상의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뿐이었다. 왜냐하면, 강력한 힘의 발현은 상대를 굴복시킬 수는 있지만, 결국 그들의 동의는 절대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뢰를 파괴해 문제 해결만 더 꼬이게 할 뿐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주는 교훈에 대해 정반대의 길만 걸어가는 우리나라 정부와 집권여당의 행태는 참으로 우려스럽고 두렵기까지 하다. 평화가 아닌 전쟁의 길로만 나아가려는 행태가 우리의 일상과 인간적인 삶을 다 파괴해 버릴 것 같은 공포가 필자를 엄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제주도도 점점 더 전쟁의 질곡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을 상대로 군사적 위협 운운하면서 공안 통치를 강화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반공애국주의를 강화했던 그 어느 옛적 정치방식을 이 정권이 다시 재현하려 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을 빨갱이, 간첩으로 몰아가고 있다. 간첩조작사건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 제주도이다. 안보 위기 조성을 위해 제주도민들에게 빨갱이 누명을 씌워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는 의심이 계속 짙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명도 체포하지 못하면서 압수수색은 화려하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양한다는 그들의 말조차도 무색한 쇼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군사기지화도 거론되었다. 제2공항 찬성 단체조차도 즉각 반대하고 나섰지만, 실제 군사기지화에 대한 내용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군사기지로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만 하지 실제 구체적이고 명확한 조치는 없다.  

평화가 아닌 전쟁과 힘의 논리가 가득해지는 세상에 공포가 퍼지고 있다. 

전쟁은 평화를 파괴한다. 다시 말해 전쟁은 그 소용돌이에 휩싸인 사람들의 모든 것을 요구하고, 그것을 빼앗아 버린다. 일상적인 삶도 심지어 생명조차도 전쟁의 대의명분에 의해서 하찮게 다뤄지곤 한다. 인권은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한다. 그래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사회의 구조와 행위에 저항한다. 2016년 유엔은 평화권 선언 제1조를 통해 평화의 권리를 모두가 누려야 하고 이를 보호하고 증진해야 함을 선언하고 있다.(2016. 12.19, 평화의 권리에 관한 선언, UN), 더 나아가 국제사회는 UN발전권선언(1986) 제7조에서 모든 국가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는 군비축소를 이루고, 군비축소 수단을 통해 확보된 자원을 인간들을 위한 포괄적인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렇게 평화와 인권은 같은 지향점을 갖는다.

세상 모든 사람은 인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가 다 평화롭게 살 권리를 누려야 한다. 국제인권규범은 평화권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임을 명확히 확인해준다. 안보를 명분으로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고 시민들을 협박하는 행위, 개발이라며 스리슬쩍 군사기지를 끼워 넣는 행위는 모두 근본적으로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에 제주에서는 인권을 옹호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수많은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4.3을 통해 제주의 평화를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며, 미국에 책임을 묻는 운동을 통해 역사적 정의를 세움으로써 4.3이 더 이상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제주 사회의 의미있는 노력은 제주 4.3 수형인들의 무죄를 밝혀내고 있다. 공안통치에 저항하는 제주 사람들은 국정원의 공포분위기 조성을 오롯이 막아내며 그 숨은 의도를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이 자그마한 섬에 공군기지를 스리슬쩍 욱여넣으려는 의도는 공항 찬반을 떠나 모든 도민뿐만 아니라 도지사조차도 격한 반대를 표출하고 있다. 아무리 경제적 이득이 된다 해도 ‘평화’라는 가치는 버릴 수 없다는 불문율이 제주에 이미 서 있는 것이다.

2023년 계묘년 설날을 맞아, 유엔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헤스는 ‘토끼는 활기와 슬기로움의 상징이라며, 국제사회가 세상 사람 모두를 위한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진작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각 국가에 건넸다.

신강협 인권왓 상임활동가.

불교 <법구경>에는 누구나 폭력을 무서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므로 폭력과 살생을 삼가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그 집의 평화를 위해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라고 합니다. 다른 형제적 종교에서는 ‘샬롬’이라고 인사한다. 이슬람교도들은 ‘앗살람 알라이꿈’(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고 늘 인사를 건넨다. 

올 한해 모든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올립니다. 

샬롬(Shalom)!.. 그리고 앗살람 알라이꿈(As-salamu alaykum)!
평화를 빕니다(Peace be with you)!. /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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