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제주는 열하루만에 기온이 18.6도나 떨어지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은 ‘2023년 1월 제주도 기후특성’ 분석 결과를 통해 올해 1월 기온 하강폭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제주도 평균기온은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16.7도였으나 불과 열하루 뒤인 24일에는 영하 1.9도를 기록하는 등 급격히 추워졌다.

이처럼 고온이 나타난 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열하루 사이 기온 하강폭은 18.6도를 기록, 역대 가장 컸다. 2위 2016년 15.9도, 3위 2010년 15.9도, 4위 1980년 15.7도와도 큰 차이다.

1월 중순에는 우리나라 남동쪽에 이동성 고기압이 폭넓게 자리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했다. 특히 13일에는 중부지방을 지나는 저기압 사이로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 고온이 나타나 제주 지점별로 기온요소 최고순위 일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13일 지점별 일 평균 최고기온은 제주와 성산이 각각 17.3도, 16.7도로 1월 일 평균기온 최고 순위 역대 3위를 기록했으며, 고산이 16.0도로 4위, 서귀포가 16.6도로 5위를 경신했다.

온화했던 날씨는 중순 후반 우랄산맥 부근에서 발달한 기압능과 동시베리아의 찬 기압골의 영향으로 급격히 추워졌다. 

눈 폭탄이 쏟아졌던 24일과 25일에는 북극의 찬 공기를 동반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매우 추운 날씨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 평균기온은 영하권을 기록했으며, 지점별 기온요소 최저순위 일극값을 경신키도 했다. 

24일 지점별 일 평균 최저기온은 서귀포 –2.1도, 성산 –2.8도, 고산 –1.5도로 모두 1월 일 평균기온 최저 순위 역대 3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날씨는 지난 2018년 1월과 비슷하다. 올해와 2018년 1월은 고온 이후 강한 추위가 찾아오는 등 기온 변동 경향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해 모두 이동성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저기압이 동반, 많은 양의 수증기와 따뜻한 바람이 유입돼 상대적으로 고온을 나타냈다. 이후 우랄산맥 부근 기압능이 빠르게 발달, 동아시아를 비롯한 우리나라에 추운 바람이 불어 들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다만, 올해 고온 시기에는 저기압 중심이 남쪽으로 치우쳐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었던 2018년과는 달리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13일에는 1월 전체 강수량의 56.3%를 차지한 33.6mm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산간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되고 고산지역은 1월 일 강수량 최다 순위 3위를 경신했다. 당시 △삼각봉 312.0mm △윗세오름 231.5mmm 등 산간에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한파 시기였던 24일과 25일은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바닷물과 대기의 온도차로, 27일과 28일은 찬 기압골의 영향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등 많은 눈이 내렸다. 

28일에는 하루 중 가장 깊이 쌓인 눈의 깊이가 △사제비 80cm △삼각봉 65.4cm △어리목 64.8cm로 나타나는 등 폭설로 많은 눈이 쌓였다.

전재목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지난 1월 제주도는 한 달 동안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과 가장 낮았던 날의 기온하강폭이 역대 가장 컸다”며 “중순에는 고온과 많은 비, 하순에는 급격한 기온 하강과 많은 눈이 내리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위험기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지방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고, 도민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기상 기후정보를 제공해 위험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