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노루 개체수 4300여마리 집계, 회복세 더뎌

유해동물 지정으로 급감한 제주노루 개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영만) 한라산연구부는 2022년 제주노루 개체수 모니터링 전수조사 결과 4300여마리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제주도는 매년 구좌, 조천, 애월, 남원, 표선, 안덕 등 6개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5년 단위로 도 전역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중이다.

이번 전수 조사 결과, 지난 2021년 진행한 표본 조사에서 집계된 개체수 4200여마리에 비해 100여마리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루 서식밀도는 ㎢ 당 평균 2.96마리로 분석됐다. 이는 2021년도 ㎢ 당 평균 2.87마리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제주노루는 농가의 농작물 피해 등의 이유로 2013년 9월 한시적인 '유해동물'로 지정돼 개체수가 급감했다. 2009년 1만2800여마리였던 제주지역 노루 개체수는 2015년 8000여마리, 2016년 6200마리, 2017년 5700마리, 2019년 3800마리까지 급감했다.

제주노루 개체수는 2019년 6월에 한시적 유해동물에서 지정이 해제된 이후 매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제주도내 적정 서식 개체수인 6100마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속도도 매우 더딘 실정이다.

2019년 이후 제주노루 개체수의 증가 속도가 늦춰진 것은 중산간 개발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먹이량이 풍부하고 안정된 서식 공간이 점차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야생화된 개에 의한 피해와 로드 킬, 경쟁동물인 사슴류 분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꽃사슴, 붉은사슴 등은 노루에 비해 3~4배 가량 덩치가 크고 공격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루 개체수 변화를 파악하는 한편 노루와 경쟁동물인 사슴류에 대한 생태, 행동 특성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제주노루가 효율적으로 보호관리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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