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략환경평가 보완 제출…환경부, 지난번엔 ‘반려’ 이번엔?
법정 통보 기한 ‘3월 6일’, 시민사회 “부동의가 환경부 존재 이유”

 

 국토교통부가 보완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관련 환경부 협의 결과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부동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제2공항을 건설을 반대하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는 생명을 파괴할 권리가 아니라 보호할 책무가 있다. 제주 제2공항 부동의 결정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지난 2019년 국토부가 초안을 제출한 이후 보완에 재보완을 거쳤지만, 2021년 환경부가 환경적 측면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판단, 반려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평가서를 보완할 수 있다며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을 깜깜이로 추진한 뒤 사업 재개를 선언, 환경부에 다시 보완된 평가서 본안을 제출했다. 관련해 환경부는 법정 기한인 3월 6일까지 동의-조건부동의-부동의(재검토)-반려 등 4개를 선택 통보해야 한다.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들 단체는 “국토부는 평가서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를 비공개하고 제주도와 협의도 하지 않는 등 국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저버렸다”며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도지사 시절부터 도민 여론조사 결과도 무시했고 지금도 도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설악산 케이블카 등 계획을 조건부 동의했다. 최소한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한 어려운 사업이었지만 환경부는 눈을 감았다”며 “환경부의 책무 위반으로 속절없이 많은 존재들이 죽고 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경부가 어떤 결정을 내놓든 그것이 올바르지 않은 결정이라면 응당 불복할 것”이라며 “불복과 저항의 시기가 오기 전 환경부는 올바르게 결정해야 한다. 지난번 잘못된 판단인 반려를 이번엔 부동의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국토부의 하수인이 돼서는 안 된다. 국토부의 국토 파괴 행위에 더는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며 “얼마 남지 않은 산천생물을 다 죽이고 그 끝에 스스로 자멸하게 될 전국 신공항 사업에 부동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참여 단체들을 각자의 목소리로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고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했다.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국토를 파헤쳐 도로를 건설하고 땅값을 올려 집과 마을을 사고파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은 아니”라면서 “지역 개발을 빌미로 유권자를 현혹시켜 선거를 치르고 정치인이 되는 개발주의자들에게 미래를 계속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은 “전문가와 함께 조사를 시작한 결과 생각지도 않았던 법정보호종이 계속 발견됐다”며 “우리 마을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이자 국토부 자료가 엉터리라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토부는 여름 철새가 머무는 시기에는 조사하지 않고 1월, 2월, 9월에만 형식적으로 조사해 부실을 넘어 거짓된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그 후로 여러 차례 조사했다고 하지만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난개발저항 지역연대는 “난개발은 현 질서 유지강화를 위한 착취다.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 위한 세상에서는 제2공항이 필요없다”고 했으며 제주지질연구소는 “두 번이나 반려된 사유를 보면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다. 화산지질학적 근거를 토대로 환경부는 반드시 부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는 “국토부는 최종 반려돼 백지화된 사업을 다시 슬그머니 꺼내 협의에 부치고 도민들을 절망에 빠뜨렸다”며 “환경부는 그 과정을 명백하게 밝혀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성산읍과 구좌읍 조류 모니터링 결과 매와 흰물떼새, 민물도요, 저어새, 흑두루미 등 새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제2공항은 새들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제주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가치, 진정한 아름다움을 훼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오후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만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기자회견 참여 단체 
△제주제2공항백지화를 위해 싸우는 도청앞천막촌사람들 △성산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주난개발저항지역연대 △제주지질연구소 △정의당 세종시당 생태위원회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신공항저지 반자본생명해방전선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곱을락 △세종가톨릭기후행동 △성산읍반대대책위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제주 제2공항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인간 비인간생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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