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꿩의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3월이 되면서 그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야생화들이 앞다투어 봄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피어나고 일찍 꽃이 피는 제주백서향과 길마가지나무에도 꽃이 피어 지나가는 상춘객들의 발길을 잡아 놓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꿩의바람꽃은 마른 낙엽을 뚫고 꽃대를 올릴 때의 모습이 꽃봉오리는 오무려 있고 잎은 돌돌 말려 있어 마치 그 모양이 꿩의 발을 닮은 데서 연유하여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합니다.

조선식물향명집의 주해서인 <한국식물 이름의 유래> 에서는,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은 땅속줄기에서 나온 잎이나 꽃받침 등의 모양이 꿩의 발을 닮았다는 뜻에서, 또는 꿩이 서식하는 산 숲속에서 자라는 바람꽃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물중에 이 '꿩'이 들어간 식물들이 몇 있습니다.

이 꿩의바람꽃을 비롯하여 '꿩의다리', '뀡의밥', '꿩의비름' 등이 있는데 식물의 서식지 또는 형태적 특징에 착안한 '꿩의'를 추가해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제주에서는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남방바람꽃,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세바람꽃 등이 있습니다.

변산바람꽃이 지고 있는 자리에 새끼노루귀와 더불어 이 꿩의바람꽃이 수줍게 피어 있습니다.

이 꿩의바람꽃의 꽃말이 '금지된 사랑', '덧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바람꽃 종류들이 이른 봄날, 짧은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꽃말에 전하려 한 것은 아닐까요?

덧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이른 봄날, 봄이 왔다는 소식만 전해주고 사라지는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꿩의바람꽃 일러스트를 그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남겨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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