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지침에 따라 하나로마트 등 연매출액 30억원 이상 사용처를 가맹점에서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지침에 따라 하나로마트 등 연매출액 30억원 이상 사용처를 가맹점에서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정부가 연매출액 30억원이 넘는 사업장을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제외하라는 권고를 내려보낸 것과 관련해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이 농협에서 운영하 하나로마트를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 하나로마트 등 연 매출액 30억원 이상 사업장을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제외하라”고 주장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전국 소상공인 보호와 통일적 기준 설정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지침’ 개정안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기존 지침에는 사용처를 제한하진 않았으나 제주도가 이번 지침을 적용할 경우 일부 하나로마트와 대형 음식점 등에서는 ‘탐나는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하나로마트의 경우 도내 50여개 매장 중 60%에 달하는 30여개 사업장의 연 매출액이 30억원을 넘는다. 

박인철 제주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 권고안이 발표되자마자 제주도는 난색을 표했다. 소상공인들이 울분을 토하면서 지난 7일 상생 방안을 제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이 없어 이렇게 회견을 열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국 하나로마트 3000여개 중 일도지구 하나로마트는 손가락으로 꼽는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노형과 하귀 하나로마트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그에 비해 소상공인들은 빚더미에 앉아 점차 몰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주도는 탐나는전 첫 발행 당시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 하나로마트는 가맹점에서 제외했었다. 그러나 고객 편의 확대와 농민수당 지급 등을 위해 동지역 하나로마트도 가맹점 등록을 허용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소상공인들의 부채가 대략 11조원이었는데 지난해는 19조원으로 엄청나게 늘었다”며 “제주지역 지역내총생산(GRDP) 19조원이다. 이처럼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진 않는다. 농촌의 경우 고객 편의를 위해 충분히 양보할 의향이 있다”며 “하지만 엄청난 연매출을 달성하는 대형 하나로마트 등은 사용처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는 “동지역 하나로마트까지 가맹점으로 등록한 것은 도내 전체 사업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제주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코로나 여파와 고금리, 고물가, 고임금 등 3중고로 생계를 위협받는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정된 예산으로 발생되는 탐나는전의 하나로마트 사용은 사용처 쏠림과 예산의 조기 소진으로 소상공인 보호라는 발행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정부가 소상공인 보호, 영세상가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내린 권고를 제주도는 따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만약 탐나는전을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반대급부로 소상공인 상생 차원에서 농협 상품권도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지역화폐 발행 취지와 목적에 맞고 어려움에 처한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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