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꽃피는 산골이 아니어도, 진달래꽃 살구꽃 아기진달래가 아니어도 고향은 누구에게나 늘 어머니 품속 같은 달곰함이 넘치는 곳이다. 

자폐스팩트럼 장애를 이겨내고 있는 에이블 아트 화가 김현정(28) 씨가 네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home, sweet home; 나의 살던 고향은...’을 주제로. 전시기간 4월 20일(목) ~ 30일(일)까지 제주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 1층 전시실.  

에이블 아트는 ‘가능성의 예술’ 또는 ‘장애의 예술’을 뜻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치료를 겸해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시작한 김현정 작가는 중학교 3학년 때 첫 개인전을 연 후 이번이 네 번째 개인전이다. 대학 졸업 후 한차례 단체전 참가까지 총 다섯 번째 전시인 셈이다.  

사철 푸르른 바다, 지천으로 피어나는 들꽃, 탐스러운 감귤, 인고의 세월을 견뎌 발갛게 익은 동백꽃, 성글지만 언제라도 기댈 수 있는 현무암 돌담, 키다리 아저씨처럼 자애로운 돌하르방까지 김현정 작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고향 제주를 티셔츠에 작업했다. 

이번 티셔츠 작업은 캄보디아 뜨라핑크라상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1년 넘게 정성을 쏟은 작품들이다. 

뜨라핑크라상 초등학교는 제주 YMCA 국제장학봉사위원회가 2018년도 캄보디아 프놈펜에 건립한 학교로, 김현정 작가의 가족들이 함께 후원하고 있다. 

김현정 작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받기만 했던 사랑을 저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고 싶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한다. 

제주에서 출생한 김 작가는 사대부고, 한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에 취업한 이후에도 현재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티셔츠에 그린 제주의 꽃들과 돌, 그리고 초원의 말들은 그녀가 28년 동안 쌓아온 고향 제주의 이미지들이다. 그 추억의 조각들을 티셔츠로 소통하며 관람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 김현정 개인전
▶ 일시: 2023. 4. 20(목) ~ 4. 30(일)
▶ 장소: 설문대여성문화센터
▶ 후원: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