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125편 결항...개선 명령에도 대기승객 밀려 혼잡

제주에서 또다시 대규모 항공기 결항 사태가 발생했지만 일부 항공사들이 개선방안을 제때 마련하지 않아 제주국제공항에 대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제주공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태풍에 버금가는 순간최대풍속 25.2m/s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오전 6시45분 제주에 도착 예정이던 싱가포르발 항공기가 회항하고 7시25분 제주에서 광주로 향하려던 진에어 LJ592편이 취소되는 등 오전 10시 현재 125편의 결항이 확정됐다.

제주공항 상공에 급변풍까지 몰아치면서 각 항공사마다 오전 항공기 스케줄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당초 오늘 운항 예정이던 제주공항 항공편은 출도착 기준 480편이다. 

새벽부터 운항 차질이 발생하자, 각 항공사는 사전 안내 문자를 통해 항공기 지연 소식을 알렸다. 곧이어 추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결항 소식도 전파했다.

문제는 일부 항공사에서 사전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항에 따른 순차 배정 안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승객들이 제주공항으로 밀려들었다.

각 항공사 지상직 직원들은 탑승객 안내와 민원 처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도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현장에 투입해 안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업무차 급하게 서울로 떠날 예정인 30대 박모씨는 “오전부터 항공기 지연에 대한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정작 다음 항공편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항에 따른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공항에 서둘러 나왔지만 결국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며 “증편 얘기도 전혀 없으니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관광차 제주를 찾은 저비용항공사 이용자 50대 이모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직 안내 문자를 받지 못했다. 오후 1시30분 출발인데 예정대로 뜰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항공사의 미흡한 대처로 제주공항은 아침부터 탑승객들이 몰려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일부 항공사에는 수백 미터의 대기줄이 만들어져 이동도 어려운 처지다.

같은 시각 대한항공 발권창구는 대기승객이 없는 모습으로 또다시 대조를 이뤘다.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대한항공은 순차 예약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결항이 발생하면 기존 항공편 순서대로 탑승객을 다음 항공편에 순차적으로 배치해 공항에서 대기할 필요가 없다. 특별기 투입도 수월해 결항 승객 처리에도 유리하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제대로 된 순차 예약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 특성상 중형항공기 대체와 특별기 증편도 어려워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1월24일 설 명절 기간 기상악화로 제주공항에서 대규모 결항이 빚어졌지만 상당수 저비용항공사가 승객 안내에 소홀히 하면서 수만여 명의 귀성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토부는 2016년 제주공항에서 폭설과 강풍으로 수천여 명의 체류객이 발생하는 등 대혼잡이 빚어지자 각 항공사에 개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결항된 항공편의 승객에게 증편될 항공기의 좌석을 순서대로 배정하는 탑승계획을 안내하고 탑승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조사 결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결항편 승객에 대한 향후 탑승계획이나 문자메시지 재안내 시점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복적으로 승객들의 불편을 초래한 이들 항공사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안내 시스템 정비를 주문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또는 사업정지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공항의 경우 저비용항공사의 운항 분담률이 66%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공항의 수송 실적 1위는 18.5%인 제주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18.3%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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