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64) name

name [neim] n. 이름
일름을 바꾼다?
(이름을 바꾼다?)

name “이름”의 인구유럽어족(Indo-European family of languages) 어원은 no-men이다. 영어에서는 nama, noma 등으로, 그밖의 게르만어 지역에서는 namo, naam, nafn 등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name의 라틴 어형(word form)인 –onym이 영어로 들어오면서 anonym “가명/익명”, anonymous “익명의”, synonym “동의어(同義語)”, antonym “반의어(反意語)” 등과 같은 낱말이 만들어지게 된다.

지방 국립대(provincial national university) 13곳의 이름이 이르면 올 상반기(the first half of the year) 중에 ‘국립OO대’로 바뀔 전망이다. 9일 교육부는 강원대·경북대·부산대·제주대 등 광역(metropolitan local government) 지자체 이름을 가진 비수도권 국립대들은 교명(university name)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기초지자체(basic local government)이름이 들어간 강릉원주대와 공주대, 군산대, 금오공대, 목포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순천대, 안동대, 창원대, 한국교통대, 한국해양대, 한밭대(이상 가나다순) 등 13개 국립대에 대해 ‘국립’을 넣는 교명 변경을 허가하였다. 

이들 대학이 시행령(enforcement ordinance)까지 바꿔가면서 학교명에 ‘국립’을 넣으려는 배경에는 극심한 신입생 충원(recruitment of new students) 경쟁이 있다는 분석이다.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쏠리는 데다 저출산(low birth rate) 여파로 학령인구(school-age population)가 급감(rapid decrease)하면서, 지역 대학들이 국립대라는 점을 부각하여 대학의 위상(status) 및 인지도(level of awarewness)를 높이고 신입생 유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회사명에서 ‘건설’을 떼는 건설사(construction company)들도 늘고 있다. 대림산업이 2021년 1월 회사명에 ‘환경과 도전(Eco&Challenge)’을 넣어 ‘DL이앤씨’로 사명을 바꾸더니, 최근에는 포스코건설도 ‘포스코이앤씨(E&C)’로 바꿨고, 그에 앞서 SK건설도 SK에코플랜트로, 신영건설도 ‘신영씨앤디(C&D)’로 변경한 바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회사명을 바꾸는 데는 주력 분야인 주택·토목 사업분야의 업황(business outlook)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에 대한 자구책(self-resque measure)으로, 회사명에 친환경적(eco-friendly) 영어명칭을 넣음으로써 기존 건설업의 ‘올드’한 이미지와 한계를 탈피함과 동시에 친환경적 신사업이나 전문 영역을 어필하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이렇듯, 대학이나 회사들이 앞다투어 이름을 바꾸는 데에는 “안주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You can't survive if you're complacent)”는 시대적 절박함(sense of urgency)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당들(political parties)이 위기 때마다(in a crisis) 수없이 이름을 바꾸면서도 여전히 구태(old convention)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듯이, 이름을 변경한다고 해서 그에 걸맞은 실질적(substantial) 변화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고 각오(resolution)일 뿐이다. 구성원들의 혼신의 노력(concerted effort)과 희생(sacrifice)이 뒤따라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achieve the expected results) 될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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