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 또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려면 우선 관광객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관광객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계획하는지, 소비하는지, 이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2022년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관광객의 약 91%는 개별여행객이다. 개별여행 성향은 개개인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해서 “제주 관광객은 이렇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집단으로서 관광객의 패턴은 찾아낼 수 있다. 제주에서 관광객들의 행동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하면 가능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17년부터 관광객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관광정책과 마케팅 수립에 활용코자 관광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왔으며, 지금은 그 영역을 확장하여 분석 서비스와 빅데이터 컨설팅으로까지 뻗어가고 있다.

소비 패턴은 신용카드 데이터로, 이동패턴은 내비게이션 데이터로, 도민/관광객 비율과 혼잡도는 이동통신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광지 입장객 데이터, 제주 관광 관련 SNS 데이터 등의 데이터도 제주관광공사가 수집하여 개방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020년에 이동통신 데이터로 관광객들이 어느 지점에 밀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관광객 분포도(A.K.A 실시간 관광지 혼잡도 분석 서비스)’가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코로나19 대응 우수사례로 소개된 이 서비스는 이동통신 기지국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제공하며, 현재는 차량 이동정보도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빅데이터 활용 방식을 한 차원 더 확장하고자 한다. 지난 3월 말에 발표한 ‘제주 한달살이 분석’에서 활용한 ‘통계청-SKT 가명정보 결합 데이터’가 그 서막이다. 가명정보 결합 데이터는 기존 집계 데이터 형태에 머물렀던 빅데이터를 개인 단위까지로 확대하여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과 두 가명정보 보유 기관/기업의 데이터를 결합해서 더 풍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수준의 데이터이지만 누구인지 재식별할 수 없도록 완전하게 처리된 데이터라는 점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가명정보 결합데이터로 ‘제주 한달살이 분석’ 뿐만 아니라, 민선8기 정책목표 중 하나인 ‘무장애(Barrier Free) 관광’을 주제로도 분석을 추진 중이다. 제주가 남녀노소, 유아 동반한 가족, 장애인 등 모두에게 편안한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이동 약자의 이동패턴을 분석해서 보완사항을 도출하고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빅데이터는 이제 제주관광의 정책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서 추진하는 모든 데이터 분석과 관광시장 조사는 제주 관광진흥이라는 소명을 달성하고자 추진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관광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있다.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라는 다짐과 함께, 한층 더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제주 관광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 정근오 제주관광공사 데이터R&D그룹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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