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1층 렌터카 안내소 3곳 철거
대합실 입구 관광객 호객행위는 ‘여전’

제주국제공항에서 렌터카 호객행위가 이어지자, 한국공항공사가 공항 1층 대합실에 행위 근절을 위한 홍보물을 설치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렌터카 호객행위가 이어지자, 한국공항공사가 공항 1층 대합실에 행위 근절을 위한 홍보물을 설치했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강모(44) 씨는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제주국제공항 입구에서 느닷없는 남성과 맞닥뜨렸다.

1층 대합실과 공항 밖 버스 승하차장으로 나서는 출입문 사이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버젓이 렌터카 대여를 독려하는 호객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강씨는 “렌터카는 대부분 사전 예약이고 공항에는 택시도 많은데 보란 듯이 호객행위가 이뤄질 줄은 몰랐다. 너무 당당한 모습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는 2016년 역대 가장 많은 158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렌터카 호객행위가 극에 달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이 단속에 나서 한해 100건 이상을 적발했다.

호객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공항시설법 제67조의2를 적용하면 처벌 기준이 20만 원으로 더 높아진다.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 임대료를 내고 렌터카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일부 업체는 공항 대합실에서 버젓이 불법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 임대료를 내고 렌터카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일부 업체는 공항 대합실에서 버젓이 불법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공항 관계자는 “비정기적으로 특정인들이 등장해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며 “불시에 단속이 이뤄지지만 교묘하고 은밀하게 진행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호객행위는 그 자체로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끼친다. 부당경쟁으로 렌터카 업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제주 관광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급기야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 1층 대합실 곳곳에 ‘렌터카 호객행위 근절에 협조해 주십시오’라는 홍보물을 내걸어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해 고객 만족 서비스를 위한 자정 결의대회까지 개최한 제주특별자치도렌터카조합은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업계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도내 렌터카 대여는 다른 지역과 달리 99%가 관광객을 상대로 한 단기대여 형태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약이 대세가 되면서 전자 상거래 판촉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nbsp; 설치된 렌터카 안내 데스크 3곳을 철거했다. 렌터카 대여가 온라인 플랫폼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안내소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줄고 있다.<br>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제주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  설치된 렌터카 안내 데스크 3곳을 철거했다. 렌터카 대여가 온라인 플랫폼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안내소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줄고 있다.

이에 30년 넘게 이어져 온 제주공항 내 렌터카 안내소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실제 제주공항 1층에 설치된 렌터카 안내데스크 6곳 중 3곳이 최근 철거됐다.

한국공항공사가 공실이 된 안내소 3곳에 대한 신규 운영자 공모에 나섰지만 도내 렌터카 업체의 신청은 전무했다. 현재 임대 계약기간이 남은 3개 업체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내소의 면적은 6㎡에 불과하다. 한국공항공사가 내건 임대료는 도내 업체는 최소 2억원, 도외 업체는 최소 3억원이다. 3.3㎡당 임대료는 각각 1억1000만원과 1억6500만원이다.

한국공항공사측은 “운영자 선정을 위해 공개입찰을 했지만 응찰자가 없었고 재입찰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국 철거하기로 했다”며 “공간 활용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도내 렌터카 업체는 다른 지역에 본사를 주 영업소를 포함해 총 114곳이다. 운행 차량은 2만9773대다. 제주도는 적정규모를 2만8300대로 정하고 자발적 감축을 추진 중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렌터카 호객행위가 이어지자, 한국공항공사가 공항 1층 대합실에 행위 근절을 위한 홍보물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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