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13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서 4차 도민경청회 개최
찬반 의견 표명 때마다 한 쪽 선 고성, 다른 쪽 선 박수 갈채

13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제주의소리
13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경청회 일정이 끝내 고성과 욕설로 얼룩진 채 마무리되면서 벌어진 갈등만 재확인했다.

제주도는 13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를 열었다.

이번 경청회는 3월 29일 서귀포시 성산읍, 4월 6일 서귀포시 동 지역, 4월 25일 제주 서부 지역에 이어 제주시 동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청회는 제2공항 기본계획 사업에 대한 설명에 이어 찬반 측 대표 의견 제시 각 20분, 플로어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제2공항 사업 기본계획 용역진의 설명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경청회는 찬반 측 대표들의 의견 표명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먼저 반대 측의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마이크를 잡자 좌석에서는 각종 비판과 욕설이 나왔다.

박 공동대표가 “왜 160만 평의 제2공항이 필요하냐”고 목소리 높이자 찬성 측에서는 “당신이나 잘하라”, “거짓말 말아라”고 반박하면서 경청회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 측 참석자가 찬성 측 참석자에 욕설한 것을 사과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 측 참석자가 찬성 측 참석자에 욕설한 것을 사과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윽고 찬성 측 의견 표명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찬성 측 발표자가 “현 제주공항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주장하자 반대 측에서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다”, “거짓말 말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일부 참석자들이 “(발표를) 방해하지 말라”, “시끄럽다”며 항의했고 말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욕설을 사과하라”는 반대 측 참석자와 “발표를 방해하지 말라”는 찬성 측 참석자 간의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졌고, 경찰과 제주도 관계자 등이 싸움이 붙은 참석자들을 만류하느라 진땀을 뺐다.

찬반 측 의견 표명 내내 한쪽에서는 고성이, 다른 한쪽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모습이었다.

#반대 측 “조류 충돌 위험성에 지하수 수맥 끊길 것”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 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 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 플로어 발표에서 표선면 주민 이건웅씨가 반대 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 플로어 발표에서 표선면 주민 이건웅씨가 반대 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반대 측 첫 발언자로 나선 성산읍 신양리 주민 김현지씨는 조류 충돌과 지하수의 수맥 역할을 하는 숨골 문제를 지적하며 제2공항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씨는 “기후 위기 속 제주가 지속 가능한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도민을 찬성과 반대로 갈라놓고 갈등만 부추기며 제주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허비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 부지 주변 8㎞ 이내에는 조류보호구역을 둘 수 없다”며 “8㎞ 이내에는 하도리, 오조리, 신산 등 철새가 날아드는 곳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더하여 “제2공항 주변은 빌레용암 지대로서 얇은 클링커 층과 용암동굴이 분포한다”며 “용암동굴이든 아니든 성산지역의 클링커층은 숨골 역할을 하기에 제2공항이 건설되면 지하수의 수맥을 끊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발언에 나선 박찬식 공동대표는 “제2공항의 이용객 수요예측이 들쑥날쑥해 신빙성이 없다”며 “하나의 공항으로도 충분히 이용객을 수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현 공항의 터미널이 비좁은 것은 사실”이라며 “계류장이 협소하고 주기장이 부족한 문제가 있지만 터미널 부지를 확장해 평행유도로 추가 등으로 기존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어 발표에 나선 표선면 주민 이건웅씨는 “(제2공항 건설로 기대되는) 3만8000명의 일자리가 과연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일까 들여다봐야 한다”며 “현 제주공항의 노동자만 봐도 비정규직이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찬성 측 “현 제주공항 포화상태 심각, 제2공항 경제 활성화 기대”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조승철 대표가 찬성 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조승철 대표가 찬성 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 플로어 발표에서 김영권 대한건설협회 신사업실장이 찬성 측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 플로어 발표에서 김영권 대한건설협회 신사업실장이 찬성 측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찬성 측 조승철 제주안전실천시민연합 대표는 현 제주공항의 포화로 조속히 제2공항의 조속한 건립해 수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현 제주공항의 활주로 수용력은 98%에 이르고 있다”며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놓이면서 도민들과 관광객이 느끼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공항의 확충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국가가 건설해준다고 하는데 왜 주민들이 반대하나. 이왕 공항을 짓는다면 국제적인 공항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하여 “제주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해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에 빈곤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조 가까운 예산이 제2공항 건설에 투입된다”며 “제2공항은 1차 산업과 관광산업, 미래산업을 융복합해 제주의 미래 먹거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피력했다.

플로어 발표에서 김영권 대한건설협회 신사업실장은 “현 제주공항은 세계적으로 가장 혼잡하고 안전사고 위험 크다”고 지적하며 “제2공항이 지역 일자리 문제 등 유례없는 경제적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도민경청회는 제주도 공식 유튜브인 ‘빛나는 제주 TV’로도 생중계됐다.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참석자가 설명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4차 도민경청회에서 참석자가 설명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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