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3곳 조성사업 착수-서귀포시 남원파크골프장 확장 추진
‘환경 훼손↓-근접성↑’ 고려한 입지 선정 필요 목소리도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파크골프장 전경.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파크골프장 전경.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공원에 골프의 게임요소를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파크골프(Parkgolf)’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제주에서도 열풍에 힘입어 파크골프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치는 골프’로 공원과 같은 소규모 공간에서 즐기는 골프와 게이트볼을 융합한 생활 스포츠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일반 골프와 달리 1개의 채와 1개의 공을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와 상대적으로 이용요금이 저렴하고 코스가 짧다는 장점이 맞물려 고령층의 레저 스포츠로 각광,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파크골프장 조성 민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지역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제주시 △렛츠런파크골프장 △회천파크골프장 ▲서귀포시 △강창학파크골프장 △수망리파크골프장 △월라봉파크골프장 △칠십리파크골프장 △남원파크골프장 등 모두 7곳으로 파악된다. 

상대적으로 파크골프장 개수가 적은 제주시는 파크골프장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늘어나자 아라동과 구좌읍, 회천동에 파크골프장을 추가 조성 중이다. 

제주생활체육공원 인근에 추진 중인 회천동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은 기존 시설에 사업비 총 39억5000여만 원을 투입, 인근 부지에 18홀을 추가 조성해 총 36홀을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해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간 토지교환 계약을 체결하며 부지가 확보됐으며, 공유재산심의 및 관리계획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추진된다.

아라동의 경우 당초 아라동과 오등동 등 사업 대상부지 총 3곳이 거론됐으나 환경단체의 자문을 거쳐 사업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아라동 2곳이 제외, 오등동 한천저류지 소공원으로 정해졌다.

사업비 총 5억원이 투입되는 해당 파크골프장 역시 18홀로 지어질 예정이며, 제주시는 올해 2월 주민설명회와 3월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했다. 올해 6월까지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본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좌읍 상도리에 지어지는 파크골프장은 19억 7000여만원을 투입, 18홀짜리 2만1546㎡(약 6500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입찰을 마쳤으며 4월부터 1차분 착공에 들어가 올해 안에 지어질 전망이다.

제주시는 이밖에도 동서부 지역 균형을 고려해 애월읍과 한림읍 등 서부권에도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파크골프장을 짓기 위한 매입부지를 잠정 결정했지만, 공유재산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행정 소유부지로 다시 물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가 운영 중인 '말테마파크 골프장'. 사진=렛츠런파크 제주 홈페이지.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가 운영 중인 '말테마파크 골프장'. 사진=렛츠런파크 제주 홈페이지.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가 운영 중인 '말테마파크 골프장'. 사진=렛츠런파크 제주 홈페이지.<br>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가 운영 중인 '말테마파크 골프장'. 사진=렛츠런파크 제주 홈페이지.

서귀포시의 경우 지난해 3월 운영을 시작한 18홀 규모 남원파크골프장 이용객 수요가 급증하자 홀수 확장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다. 서귀포시는 하반기 용역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파크골프장은 지난해 6.1지방선거 제주도의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내세운 뜨거운 공약이기도 했다. 읍면동 구분 없이 다양한 후보들이 파크골프장 조성을 약속했다. 

파크골프 열기에 힘입어 정책으로까지 내세우며 도내 곳곳에서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환경 훼손과 접근성을 고려한 부지 선정 등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인조잔디를 사용하거나 천연잔디를 사용하더라도 일반 골프장과 달리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파크골프장은 상대적으로 일반 골프장에 비해 환경 훼손 우려가 적지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훼손이 빚어질 수 있다. 

제주시 아라동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당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수목이 많은 고지대에 지어질 경우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볼 때 훼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자문했고, 그 결과 대상지가 오등동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파크골프장이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곳에 지어질 경우 접근성이 떨어져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로 오등동에 조성될 예정인 파크골프장은 인근 버스정류장이 도보 약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열악하다.

관련해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몸을 계속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에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특정한 사람만 갈 수 있어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파크골프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크골프장을 만들 경우 접근성이 편한,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곳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또 환경적 문제는 크게 없지만, 부지를 잘못 선정하게 될 경우 환경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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