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보류 일주일만인 26일 직접 만나 담판...걸림돌 송악산-부동의 예산 해소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26일 의회 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26일 의회 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1회 제주도 추가경정예산안이 제주도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심사보류된 가운데 역시 해결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도의회 의장이었다.

오영훈 도지사는 29일 오후 4시 제주도의회를 방문, 김경학 의장에게 민생을 위해 시급해 추경예산안을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의회 방문에는 허문정 기획조정실장, 하상우 정책기획관, 양순철 예산담당관, 여창수 대변인이 함께했다.

의회에서는 김대진-김황국 부의장, 송영훈 의회운영위원장, 강철남 행정자치위원장, 김경미 보건복지안전위원장, 이승아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송창권 환경도시위원장, 양경호 예결위원장, 양영식 민주당 원내대표, 강충룡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경학 의장은 "이번 추경안과 관련해서 편성과 심사과정에서 이견 해소가 안돼 진통 끝에 심사보류가 됐는데 도민께 송구스럽다"며 "민생 현장의 어려움들이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이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며칠 전에 오영훈 지사와 통화를 했고, 의회를 직접 방문해서 허심탄회하게 진정성 있는 논의를 요청했다"며 "의회로 직접 와주셔서 감사하다. 나갈 때에도 환하게 웃으면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의회와 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는 모습을 도민들께 보여드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의회는 의사결정기구이기 때문에 심사보류를 하든, 어떤 의견에 대해 결정을 하든 법령에 의거하기 때문에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일각에서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고, 집행부도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며 "좀 더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30분간 비공개로 간담회가 진행됐고, 6월5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추경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경호 예결위원장은 오후 4시50분 의회기자실을 방문, "양 기관이 민생예산 처리 과정에서 도민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키자고 합의가 됐다"고 소개했다.

양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 후 의장실에서 상임위원장들과 자체 논의한 결과 6월5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며 "예결위는 6월5일 오전 9시나 9시30분에 회의를 열어서 추경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안 처리에 걸림돌이 됐던 현안에 대해 양 위원장은 "송악산 인근 부지 매입과 관련해서는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심사보류 결정을 유지하는 대신 6월 정례회에서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예결위에서 감정평가금액이나 계약금을 편성해 조건부로 의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민생예산인 읍면동 예산 조정도  1~2건을 제외하면 최종 마무리 단계"라며 "지사께서 긍정적으로 얘기하셨다. 걸림돌은 해결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부동의하거나 조건부 동의한 예산에 대해서는 "의회에서는 보조금심의위원회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며 "집행부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아직 타결이 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상임위에서 삭감한 430억원 중 살려달라고 요구한 예산은 송악산과 아동건강체험활동비, 해외 마케팅비, 국제조각페스타 등 330억원 규모"라며 "최종적으로는 200억원 안팎에서 삭감,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조금심의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제도적 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 양 위원장은 "오영훈 지사도 그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현 보조금심의위원회 위원 임기가 6월1일까지다. 새로운 위원을 위촉할 때 도의회에서 5명을 추천하고, 공모 등으로 10명을 위촉하게 되는데 도에서 보조금 심의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고 운영하게 되면 앞으로 조건부동의 등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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