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제주자연의벗’은 성명을 통해 “개발 패러다임 해안 정책을 보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연의벗은 “내일(5월31일)은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바다의 날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나라 바다의 현실은 어둡다. 특히 지질·생태·경관적 가치를 지닌 제주의 바다는 수난에 가까울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고 운을 뗐다. 

자연의벗은 “제주 바다는 용암의 바다다. 수백만~수천년전까지 제주의 바다는 용암이 들끓었던 곳”이라며 “뜨거운 용암이 바다와 만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경관을 만들었다. 김녕 덩개해안은 평원같은 광활한 용암 대지가 됐고, 용담 해안은 용두암과 같은 기묘한 수석 박물관 같은 해안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도 알작지는 파도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조약돌 해안이 됐고, 강정 구럼비는 넓은 암반 해안에 내륙 습지를 갖는 독특한 생태계와 경관을 만들어냈다. 송악산과 성산일출봉의 화산활동은 하모리층과 신양리층이라는 아름답고 젊은 해안 지층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자연의벗은 “독특한 해안으로 제주가 국내 최고의 관광지가 됐지만, 제주 바다에 대해 우리는 너무 가혹했다. 탑동 해안 먹돌은 매립됐고, 바다 암초가 아름다웠던 이호 해안도 매립됐다. 무분별한 방파제 건설로 왕우치 해변처럼 모래가 사라지는 해안이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내 최대 해안 사구였던 김녕 해안사구는 소형사구가 됐고, 순비기나무 최대 군락지인 사계 해안사구도 도로와 주차장으로 파괴되고 있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바다거북 산란지 중문해안에 바다거북은 16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연의벗은 “제주 연안은 손대기 힘들정도로 사막화됐고, 해양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제주 바다의 현실이 이런데도 제주도정 해양 정책은 보전에 방점을 찍지 않고 있다. 행정에 의한 합법적인 해안개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비판했다. 

자연의벗은 “제주도는 해안이 망가지지 않도록 해양보호구역과 습지보호지역 등 보호지역을 확대해야 한다. 또 해안도로 신설과 확장을 중단하고, 방파제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지양해야 한다. 전수조사를 통해 해양생물 보전 계획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대안으로 떠오른 ‘블루카본’의 핵심인 염생식물이 자라는 해안사구에 대한 개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제주도는 개발 패러다임의 해안 정책에서 보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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