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 위기에 놓인 제주시 애월읍 윤남못. /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매립 위기에 놓인 제주시 애월읍 윤남못. /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논평을 내고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위치한 윤남못(윤내미못) 습지 보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021년 마을이 주도적으로 습지 보전에 나섰던 윤남못 일부가 매립될 위기에 처했다. 윤남못은 마을 역사와 함께한 습지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신엄리 주민들이 식수로 썼고, 마소에게 물을 먹이는 장소로 활용된 곳”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상수도와 농업용 관정이 들어서면서 윤남못은 방치되기도 했다.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오염돼 새들이 찾지 않는 습지였지만, 2001년 신엄리 청년회가 석축을 쌓고 계단을 설치하는 등 정비해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복원했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은 “2017년 습지 일부가 매립되고, 외래식물인 부레옥잠과 왕우렁이, 생태계교란종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으로 변했다. 2021년 윤남못의 옛 모습을 찾기 위해 마을이 정비활동과 생태교육을 지속해 현재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주민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일부가 매립될 위기에 처했다. 습지 일부에 대한 건축허가가 승인됐다. 개인 사유지가 포함돼 있어 건축물이 들어설 계획”이라며 “제주도 습지보전실천계획(2022)에 따르면 도내 322개 습지 중 약 80%인 270개 습지가 사유지라서 윤남못과 같은 처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매립될 구역은 갈대숲이 우거진 습지대다. 수서곤충과 양서파충류를 비롯해 조류 등이 서식하는 곳”이라며 “매립될 경우 습지 면적이 축소돼 습지생태계 단절을 초래하며, 남은 습지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될지도 불투명해진다”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금이라도 윤남못 건축허가를 재검토하고, 사유지 매입 예산을 확보해 공유지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습지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람사르당사국 총회는 올해 추구할 주제로 ‘습지의 복원’으로 정했다. 습지 보전 정책을 더 미룰 수 없다는 당부이자 경고다. 제주 습지 정책도 이런 취지에 공감한다는 것을 윤남못을 통해 도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