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 업체 “오염수 불안심리가 원인”
7월 햇소금 유통 ‘과잉반응’ 평가도

최근 제주시내 하나로마트에 천일염을 사기 위해 수백여 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지면서 연쇄 가격 상승과 과잉반응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제주지역 소금 도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 공급되는 신안 천일염 20kg 한 포대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만원을 넘어섰다.

국내산 천일염은 지난 10년간 7000~8000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금껏 수입산 유통과 장마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고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수준이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소금 가격이 한때 치솟았다.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로 1만원을 밑돌던 가격이 일시적으로 2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다시 1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적정가격을 되찾았다. 올해 초 생산량이 급감하더니 오염수 방류 일정까지 공개되면서 가격이 다시 들썩였다.

일각에서는 염전지대의 태양광 발전 전환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신안군에서는 최근 3년간 염전 면적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오염수로 인한 불안 심리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추후 가격 상승을 우려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이른바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소금 도매업 관계자는 “20kg에 7000원이던 소금 산지가격이 지난해 1만2000원까지 올랐다”며 “제주는 물류비와 중간 마진을 더하면 4만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격이 또 오를지 모른다며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간수가 제거된 2021년산 재고는 이미 동났고 2022년산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천일염 가격 상승이 김치와 장류, 젓갈 등 다른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제품마저 사재기가 이뤄지면 가격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일부 김치 제조업체에서는 천일염을 대신해 정제염을 사용하고 있다. 성분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미네랄 성분 등에 차이를 보여 천일염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 날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고 오염수에 따른 불안 심리가 불을 지폈다”며 “유통업자가 출하 시기를 늦추면 향후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7월부터 햇소금이 유통되면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정부 수매 후 할인된 가격으로 재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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