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우(喜雨), 138X69, 소암 현중화, 1987. 사진=서귀포시.<br>
희우(喜雨), 138X69, 소암 현중화, 1987. 사진=서귀포시.

사업가이자 예술작품 수집가인 한경(韓耕) 문희중 씨가 한국 서예계 거목 소암(素菴) 현중화(玄中和, 1907~1997) 선생의 서예와 한국화 작품을 포함한 61점을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서귀포시는 지난 27일 기증증서 전달식을 열고 문희중 씨로부터 서예 54점, 한국화 3점, 자료 4점을 기증받았다. 여기에는 소암 선생의 작품 51점과 자료 1점이 포함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문희중은 어릴 적부터 예술을 애호하는 가풍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에 관한 관심을 가졌으며 1971년부터 서귀포에 정착해 살아왔다. 

서귀포에 정착한 이후로는 많은 예술인을 후원하고 작품을 수집해왔으며, 그중에서도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과는 스승과 제자로서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그 인연으로 소암 선생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 문희중은 지금까지 모아온 51개의 작품을 이번에 소암기념관에 기증했다. 문희중은 소암기념관 건립 추진위원 및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으며, 이중섭미술관과 소암기념관, 누보갤러리 등에서 소장품전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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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문희중(사진 왼쪽)과 이종우 서귀포시장. 사진=서귀포시.

2016년에는 조선시대 송시열, 유성룡 등 80명의 문인들이 쓴 글이 수록된 고서 ‘고간(庫簡)’을 소암기념관에 기증했으며, 이중섭미술관과 김택화미술관에도 본인의 소장품을 기증했다.

이번 기증 대표작으로는 소암 선생의 ‘희우(喜雨, 때마침 내리는 반가운 비)’, ‘마묵삼백육십오일(磨墨三白六十五日, 1년 365일 매일 먹을 갈다)’, ‘도연명 귀거래사(陶淵明 歸去來辭)’ 등이 있다. 

더불어 한국화가 매산 황영두의 ‘매화도(梅花圖)’, 제주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인 우하 문기선의 서예와 한국화 작품 등도 있다. 기증된 작품들은 소암기념관에서 소장, 관리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한경 문희중 선생은 2016년에도 조선시대 학자들의 글을 모아놓은 고간 등 지금까지 2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을 서귀포에 기증해왔다”며 “예술작품 수집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기증을 통해 예술의 가치와 감동을 두루 나눌 수 있게 해준 기증자의 숭고한 뜻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묵삼백육십오일(磨墨三白六十五日),32X128,소암 현중화,1980년대. 사진=서귀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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