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마을서 정어리떼 사체 500kg 수거
국립수사과학원, 어군탐지기 모니터링

갑자기 제주 바다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

 

최근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정어리 집단폐사와 관련해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개체수 증가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어제(2일) 외도동 연대마을에서 발생한 정어리 떼죽음과 관련해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인력을 투입해 약 500kg의 사체를 수거했다.

연대마을에서는 이날 오전 포구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로 이어지는 산책로 해안가에 정어리 떼가 집단폐사 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시는 밀물과 함께 해안가로 밀려든 정어리 떼가 원담 형태의 해안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제주 북부의 간조 시각은 오전 4시 7분이었다.

원담은 해안가에 낮은 담을 둥그렇게 쌓아서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어로 방식이다. 연대포구 동측은 갯바위 구조가 원담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으로 남해에 주로 분포한다. 플랑크톤을 섭취하며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짓고 이동하는 특성을 보인다.

제주에서 ‘멜’로 불리는 멸치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다. 정어리는 0.32mgO2/g/hr로 멸치보다 4배의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에 한정된 공간에서 질식사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집단폐사가 연이어 확인됐다. 창원시의 경우 한 달간 226톤의 사체를 수거하느라 애를 먹었다.

제주에서는 멜을 잡아 국이나 튀김으로 섭취하지만 정어리 식용은 흔하지 않다. 이마저 살아 있을 경우 활용도가 높지만 사체는 즉각적인 처리도 어렵다.

연대포구에서도 최초 목격자들은 살아 있는 정어리를 직접 수거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집단폐사 된 정어리 떼는 기온이 오르면서 부패가 시작됐다.

제주시는 사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악취가 심하고 장마철 비까지 내리면서 야적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해 전량 음식물쓰레기로 폐기 처분했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어류 형태로 보아 정어리로 보이고 집단폐사 가능성이 있다”며 “보다 정확한 사인은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3월부터 연속어란채집기(CUFES)를 이용해 치어 분포도를 조사하고 4월부터는 정치망 조사를 통해 연안으로 이동하는 정어리 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어리 어획률이 치솟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이에 5월부터 계류형 과학어군탐지기(WBAT)를 투입해 어군 규모와 이동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출현할 가능성 있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원조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어업현장에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계류형 과학어군탐지기(WBAT) 조사 모식도. [사진출처-국립수산과학원]
계류형 과학어군탐지기(WBAT) 조사 모식도. [사진출처-국립수산과학원]
연속어란채집기(CUFES) 조사 모식도. [사진출처-국립수산과학원]
연속어란채집기(CUFES) 조사 모식도. [사진출처-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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