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5)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야외 활동을 통해 햇빛에 노출되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눈의 길이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근시 진행을 늦추게 된다. / 사진=PIXABAY
야외 활동을 통해 햇빛에 노출되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눈의 길이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근시 진행을 늦추게 된다. / 사진=PIXABAY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은 20~35% 정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50% 정도로 높은 편이고, 특히 소아∙청소년에게서는 80%까지 보고될 정도로 한국은 근시가 심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근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안과적 질환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세계사시소아안과학회(World Society of Paediatric Ophthalmology & Strabismus)에서 발표한 “근시 합의 성명(Myopia consensus statement)”을 기반으로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현재까지 연구에서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고 밝혀진 방법으로는 저교정 안경, 핀홀 안경,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등이 있고, 특히 저교정 안경은 오히려 근시 진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최근에는 권장되지 않는 방법이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경 도수를 제때제때 조절해 주는 것이 있는데, 이 방법은 근시 진행을 억제하긴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 

근시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적 개입으로는 지난 칼럼에 말씀드린 것처럼 근거리 작업 시간을 줄이고 야외 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있다. 야외 활동을 통해 햇빛에 노출되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눈의 길이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근시 진행을 늦추게 된다.

각막굴절교정렌즈. ⓒ제주의소리
각막굴절교정렌즈. ⓒ제주의소리

광학적 치료로는, “드림렌즈”라고 불리는 각막굴절교정렌즈와 “마이사이트”라는 다초점 소프트렌즈가 있다. 두 방법 모두 근시를 억제하는 기전은 비슷하며, 망막의 중심부에서는 상을 정확하게 맺히게 만들고 주변부에서는 근시처럼 초점이 맺히도록 하여 눈의 길어지는 것을 막는 것인데, 각막굴절교정렌즈는 각막의 굴절률을 변화시켜서, 다초점 소프트렌즈는 렌즈의 초점을 나누어서 이러한 효과를 나타낸다.

각막굴절교정렌즈는 잠잘 때 착용하는 렌즈로, 각막을 일시적으로 평평하게 만들어서 낮 동안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딱딱한 하드렌즈이기 때문에 이물감이 있을 수 있고 수면시간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다초점 소프트렌즈는 아침에 착용해서 10시간 동안 착용하는 렌즈로 일회용이기 때문에 관리가 편한 장점이 있지만, 렌즈를 뺀 저녁 시간에는 안경을 착용해야 하고 소프트렌즈이므로 심한 난시는 교정하기 어렵다. 두 방법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아의 굴절 상태와 성향, 상황 등에 맞추어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약물적 치료로는 아트로핀 점안이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트로핀이라는 약제가 공막이 늘어나고 얇아지는 것을 막아 안구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약제가 근시 진행을 늦추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지만,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근시 진행이 더 빨라지는 반동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제를 시작할 때 환아와 보호자 모두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이처럼 현재 소아 근시를 억제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그 위험성보다 근시를 늦춰서 얻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렇게 근시 진행을 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근시가 되어버린 성인들을 대상으로 근시를 치료하는 시력 교정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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