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연구용역 공청회 개최...용역진 “한전은 유해하지 않다지만 논란 소지 있어” 

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제주영지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연구 용역’ 공청회를 실시했다.&nbsp;ⓒ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br>
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제주영지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연구 용역’ 공청회를 실시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역에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를 설립할 계획인 가운데, 분교 예정 부지 바로 옆에 154kv 고압송전탑과 송전선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진은 “한전에 확인한 결과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지만, 논란의 소지는 있다”면서 “부지 선정에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혀 사업 방향을 재점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제주영지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연구 용역’ 공청회를 실시했다. 이번 용역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했으며, 연구원으로 제주대 교육대학 교수들이 참여했다. 

용역은 ▲구좌읍 송당리 1961-1에 특수학교 분교 설립이 필요한지 ▲이 지역에 분교를 설립한다면 어떤 형태인지 ▲분교는 언제 설립이 가능한지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용역진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 보호자, 특수교원, 지역주민, 송당리 주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예정 부지에 특수학교 분교가 들어서는 계획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현재 과밀 상태인 영지학교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송당리 주민들도 대체로 동의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학교 시설을 주민들에게도 개방하면 좋겠다는 기대도 높았다. 용역진은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은 정책적, 지역적, 교육 수요적 타당성을 모두 만족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문제는 부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송전탑 등 송전 시설이다.

분교 예정 부지에는 154Kv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이 밀접하게 위치해 있다. 용역진은 “한국전력공사 제주지부에 문의해보니, 해당 송전탑과 송전선의 전압은 154kv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논란의 소지는 있는 상태다. 대안적 부지가 없는지 조금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현재 송당리 부지가 지닌 단점을 명확하게 짚었다.

또한 “현재 부지는 교육청 땅이 아니라 도청 땅을 대토해서 마련한 땅이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교육청 등 여러 기관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용역진은 “송전선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논란의 소지는 있는 상태다. 대안적 부지가 없는지 조금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nbsp;ⓒ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br>
용역진은 “송전선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논란의 소지는 있는 상태다. 대안적 부지가 없는지 조금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분홍색이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부지, 노란색이 154kv 고압송전선. / 사진=다음 지도
분홍색이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부지, 노란색이 154kv 고압송전선. / 사진=다음 지도

고민이 필요한 지점은 송전탑만이 아니다. 용역진은 2028년 분교가 문을 여는 장기 계획이라면 특수학교 학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현재 특수학교는 학교와 가까운 거리대로 진학하는 학구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면서 “학구를 적용하려면 분교가 아닌 본교 형태의 설립이 요구된다”면서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는 설립 초기를 지나면 곧 이어 본교로 승격할 만큼 학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3~2026년 안에 개교하는 중단기 계획이라면 폐교를 활용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경우 송당리 부지가 아닌 표선면 하천리에 위치한 폐교(옛 하천초등학교)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축보다 건축비나 건축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송당리 예정 부지와도 31km 떨어져 있다. 

덧붙여 학부모와 교사 모두 영유아부터 고등학교, 전공과까지 모두를 갖춘 종합형 특수학교를 선호하지만, 교육부는 ‘특성화·전문화’된 단일과정 특수학교 설립을 강조한다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전국 194개 특수학교 가운데 분교장을 설치한 특수학교는 아직 한 곳도 없는 만큼,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는 전국 첫 사례로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공청회에 참석한 영지학교 모 학부모는 “공청회 자료를 보면 이미 송당리 부지로 확정됐다는 뉘앙스가 읽힌다”면서 “영지학교 학생의 50% 이상은 자가 통학을 하고 있다. 자가 통학 거리를 보면 7~8km 정도가 나오는데, 분교가 조천 지역 정도라면 자가 통학 가정들도 다닐 만 한 거리다. 송당리 부지를 다른 지역으로 바꿀 수 있는지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입지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제주영지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연구 용역’ 공청회를 실시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br>
교육청은 18일 오후 4시 제주영지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 방안 정책연구 용역’ 공청회를 실시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이에 용역진도 “현재 송당리 부지는 주변을 감싼 넓은 숲 같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송전탑 문제가 있는 만큼 교육청이 조금 더 (부지 선정에 있어)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면서 “교육청으로부터 의뢰 받은 용역의 출발은 다른 후보지를 열어놓는 게 아닌 송당리 부지로 정해놓은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청은 동부지역 특수학교 분교 설립 및 운영방안 용역에 대한 최종 보고회를 8월 4일 개최할 예정이다. 송전탑을 포함해 공청회에서 확인된 우려들을 교육청에 어떻게 해소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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