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연체율 0.65% 통계 작성 이후 최고
금융업 부실채권 늘어 대손충담금도 껑충  

제주지역 예금은행 연체율 흐름이 심상치 않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금융업계도 부실채권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도내 예금은행 연체율은 0.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0.28%와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0.4% 수준인 전국 평균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1년 전만 해도 전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며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가계대출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5월 기준 연체율은 0.65%로 전년 동기 0.19%와 비교해 3배 넘게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19%로 3개월 연속 오름세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5월 말 기준 도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38조6137억원이다. 가계대출은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16조2265억원이다. 이중 5조5370억원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연체율 증가는 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 상환 부담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계 경제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고금리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대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이자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도내 금융업계도 비상이다. 연체 잔액이 쌓이면서 가계대출 부실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연체율 증가는 곧 건전성 악화를 의미한다.

제주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가계대출 부실채권이 205억원으로 1년 만에 80.3%나 급증했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으로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채권으로 분류된다.

금융업계는 이에 대비해 매해 충당금을 적립한다. 제주은행의 1분기 대손충담금은 456억원으로 2021년 말 287억원과 비교해 1년여 만에 169억원이나 늘었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연체 규모는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같은 흐름은 한동안 가계대출 연체율을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가계대출 부실 누적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신규연체가 예상보다 급증할 수 있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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