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2000억원 추가 투입 ‘깜깜’
JDC, 민자투자도 중단 활용방안 재검토

헝다그룹에 이어 완다그룹까지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이 줄줄이 자금난에 처하면서 녹지그룹이 투자하는 제주헬스케어타운 정상화에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6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중국 녹지그룹의 장옥량 총재가 올해 4월 JDC를 방문해 면담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투자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은 JDC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대 145만2005㎡ 부지에 총사업비 1조5966억 원을 투입해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개발사업시행자인 JDC가 단지를 조성해 기반시설을 마련하고 개발 계획에 부합하는 투자자를 유치해 단지 전체를 관리하게 된다. 제주특별법상 단지형 투진흥지구로 분류된다.

JDC는 2009년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받고 중국 녹지그룹의 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녹지그룹은 민자 사업 부지의 51.3%에 달하는 38만㎡ 투자를 약속했다.

이에 녹지그룹은 현지 법인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를 설립해 2012년 12월 첫 삽을 떴다. 반면 5년 차인 2017년 6월 자금난을 이유로 공정률 56%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이 기간 녹지그룹은 2798억 원을 투입해 400실 콘도미니엄과 228실 힐링타운을 준공했다. 48병상의 녹지국제병원도 완공했지만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로 개원조차 하지 못했다.      

녹지그룹은 2단계 사업에 착수했지만 220실 텔라소리조트 계획을 철회했다. 313실 힐링스파이럴호텔과 윌리스몰, 힐링가든은 예정대로 추진했지만 도중에 사업이 멈춰섰다.

헬스케어타운 전체 부지 중 녹지그룹 투자 지역은 제주특별법상 투자지흥지구와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당초 녹지그룹이 약속한 개발 완료 시점은 2020년 12월까지였다.

제주도는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억제정책 등을 고려해 2021년 개발사업 기한을 3년 더 연장했다. 지난해에는 투자진흥지구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기한도 2024년까지 늦춰줬다.

녹지그룹은 해외투자 자금 재심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사업비 2000억 원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를 통해 2025년 2월까지 공사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재투자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중국 현지에서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부동산 업체가 줄도산 위기에 처하면서 자금 수혈은 더욱 어려워졌다.

녹지그룹을 제외한 민간참여 투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JDC는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와 롱텀케어타운, 메디컬스트리트, 헬스케어센터 조성에 민간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민자 투자는 6개 사업으로 10개 부지 면적만 33만9139㎡에 달한다. 토지가액만 2600억 원 상당이다. 지난해 사업파트너 모집에 나섰지만 단 한 곳도 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결국 공모를 취소하고 자체 논의에 들어갔지만 지금껏 뚜렷한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3월 JDC가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마저 내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JDC 관계자는 “녹지그룹도 투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중국 본사의 자금 수혈과 PF 대출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헬스케어타운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관련 용역 등을 통해 계획을 재수립하는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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