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쓰러지고 간판 파손, 계량기 전선서 불길도 일어
최근접 코앞, 성산 170km 거리…출근길 여파 이어질 듯

9일 오후 7시 40분 제주시 이호1동의 한 건물 지붕이 흔들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9일 오후 7시 40분 제주시 이호1동의 한 건물 지붕이 흔들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최대풍속 초속 35m 세기를 유지한 채 제주 코앞까지 다가온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곳곳에 세를 과시하며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태풍 ‘카눈’은 10일 0시 기준 중심기압 970hPa-강풍반경 340km 규모, 강도 ‘강’ 세기로 시속 12km 속도로 서귀포 동남동쪽 약 200km 부근 해상에서 북북서진 중이다. 

서귀포시 성산읍과 태풍 중심과의 거리는 170km에 불과하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태풍이 몰고 온 강풍 여파로 이날 오전 1시 기준 오인신고를 포함해 모두 20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지난 9일 밤 10시 12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의 한 건물에서는 옥외 전자식 계량기 케이블 전선에 불이 붙어 소방대원 18명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행히 불은 인명피해 없이 자연 소화됐으며, 현장조사에 나선 소방당국은 케이블 전선에서만 탄화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볼 때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했다.

비슷한 시각인 밤 10시 20분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서는 간판 안전조치가 이뤄졌으며, 밤 11시 14분 서귀포시 하예동에서는 전선에서 스파크가 일어 조치가 취해졌다. 

이보다 앞선 오후 7시 17분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치 됐으며, 오후 7시 40분쯤 제주시 이호1동에서는 지붕이 흔들린다는 신고로 소방대원이 현장으로 출동, 해결했다.

이 밖에도 건물 유리 깨짐, 가림막 찢어짐, 안테나 파손, 건물철거 현장, 지붕 흔들림, 간판 떨어짐 등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9일 오후 7시 17분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소방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br>
9일 오후 7시 17분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소방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기상청 레이더를 살펴본 결과 태풍 카눈의 비구름대가 세로로 형성되면서 제주 동부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고 있다. 사진=기상청.
기상청 레이더를 살펴본 결과 태풍 카눈의 비구름대가 세로로 형성되면서 제주 동부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고 있다. 사진=기상청.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카눈’이 느린 속도로 이동, 제주도 인근 해상에 오래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피해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또 많은 비를 머금은 비구름대가 세로로 길게 형성되면서 현재 제주도 동부 지역에 강한 비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9일부터 10일 오전 1시 30분까지 누적 강우량을 보면 제주 서부·남부·동부의 경우 가장 많은 곳이 △새별오름 39.5mm △태풍센터 26.5mm △한림 8.5mm 등이다.

그러나 동부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송당 100.5mm △구좌 58.0mm △성산수산 91.5mm △가시리 46.5mm 등 다른 지역보다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태풍은 10일 새벽 2~3시 사이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해 아침에 남해안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속도가 느린 점을 감안하면 아침 출근길에도 태풍 여파가 남아있을 수 있어 유의해야겠다.

관련해 9일 오후 6시 40분을 마지막으로 모든 국내선 항공편이 결항된 제주국제공항은 오전까지 결항이 유지될 전망이다. 9일 항공편은 국내선 출도착 152편이 결항 됐다.

제주경찰청은 9일 오후 4시를 기해 가용 경찰력 100%를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했으며, 갯바위와 방파제, 어항시설, 연안 절벽 등 해안가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를 어길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도내 일부 학교들은 태풍 피해를 우려해 등교 시간을 변경하거나 개학 일자를 미루기도 했다. 초등학교 돌봄 교실 역시 110곳 가운데 71곳만 운영하는 등 조정됐다.

제6호 태풍 카눈 이동경로. 사진=기상청.
제6호 태풍 카눈 이동경로. 사진=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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