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주를 지키는 방법] (2) 제민신협-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 ‘Wear, Ever’

탄소중립이 국가적 비전이 되고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이 요구되는 기후위기 시대. 제주의소리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일상 속 실천, 시도와 실험으로 대안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합니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행동과 아이디어들이 지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작은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편집자 주

“입지 않는 옷을 가져오면 다른 옷으로 바꿔드립니다”

제주시 원도심 축제 컬러풀산지가 열린 12일 오후 산지천 일대의 거리시장. 옷이 진열된 부스 안으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손에 옷이 한 가득 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행사의 이름은 ‘의류교환파티’. 내가 입지 않는 옷을 가져오면 그 수량만큼 진열된 옷을 가져갈 수 있다.

제민신협의 협동조합 어부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Wear, Ever’ 프로젝트로 지역 협동조합간 협력으로 이뤄졌다. 제민신협 임직원들의 중고의류를 전달받은 뒤 선별해 깨끗히 세탁과 수선을 하거나 리폼을 해 내놓았다. 제민신협 임직원들이 내놓은 옷에는 각각의 사연과 추억이 담겨 있다.

진성용 제민신협 상무는 “직원들과 가까운 상인들이 더 이상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입지 않는 옷을 기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티를 함께 기획한 인턴 정광호(제주더큰내일센터 소속 실습생)씨는 “면접을 봤을 때 입었던, 열심히 살았던 추억이 담겨있는 옷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br>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

늘어나는 패션사업의 규모와 비례해 의류폐기물과 폐섬유 배출이 급증하며 의류 쓰레기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번 파티는 가까운 곳에서 대안을 마련해보려는 일상 속 실천이다. 부스에는 의류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리는 설명문과 함께 꽃마리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리필 스테이션이 운영됐다. 사람들은 의류를 교환하고, 빈 용기에 친환경 세제를 채우며 대화를 나눴다.

이 날 부스를 찾은 도민 이영찬(36)씨는 “옷들이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가 패션에 민감한 나라다보니 헌 옷 수출량이 세계 5위라는 것도 알게 됐다”며 “좋은 캠페인인 것 같아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은지(31)씨는 “새로운 옷을 갖고 싶어서 구입하는 것인데, 이런 교환을 하게 되면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고 새로운 옷도 가질 수 있어서 확산이 되면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옷을 가져오지 못한 이들을 위한 판매도 진행됐다. 이틀 간 약 1000명이 참가했는데, 이날 얻은 수익금은 아름다운가게로 기부된다. 의류교환파티는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 곳곳을 찾아갈 예정이다.

제로웨이스트 매장 지구별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미 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 대표는 “1년 동안 만들어지는 새 옷이 1000억 벌에 달하고 한 번도 입지 않고 버려지는 옷들이 330억 벌”이라며 “오염원의 세계적으로 산업군으로 이 의류 산업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고 서로 교환해서 입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새 옷이 아니라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며 “새로운 옷이기만 하면 되니 서로 바꿔서 입어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
12일 오후 산지천 인근에서 열린 의류 교환 파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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