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소유 매각 토지 156만㎡
제주도, 경주 사례 확인 실무협의 착수

한국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 내 소유 토지와 건물에 대한 전량 매각을 제안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다른 지역 사례를 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매각 부동산은 분양을 제외한 미개발 부지와 소유 부동산 전체다.

지상물을 뺀 토지는 중문관광단지 전체 320만㎡ 중 절반에 달하는 156만㎡이다. 매각 예정 부지 중 2/3인가량인 95만4767㎡가 중문골프장이다.

중문관광단지는 관광 육성을 위해서 1971년 박정희 정권에서 추진한 개발사업지다. 당시 교통부는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를 관광지로 지정하고 이듬해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1974년 정부연석회의에서 중문단지 개발사업을 한국관광공사에 맡기면서 개발사업시행자가 정해졌다. 1977년에 중문관광단지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공사가 본격화 됐다.

사업은 1단계(중부지구)지역과 2단계(동부지구)지역으로 나눠 추진됐다. 중부지구에는 신라호텔과 여미지식물원 등이 들어섰지만 동부지구는 40년이 넘도록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2021년 1단계 부지를 중부지구(108만8048㎡), 2단계 사업추진사업장을 동부1지구(68만3110㎡), 사업중단사업장을 동부2지구(49만6721㎡)로 재차 쪼갰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부지구에 위치한 골프장을 포함해 자본 유치에 실패한 동부지구 잔여 사업 부지 등에 대한 일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매입비다. 덩치가 큰 중문골프장 부지만 15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전체 매각 대금만 최소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제주도는 다른 지역 사례 검토하는 등 매각 협상을 준비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소유  자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한 경우는 경주시의 보문관광단지가 대표적이다.

당초 보문관광단지는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경북관광개발공사 소유였다. 이 과정에서 경주시가 줄기차게 매입 의사를 밝히자, 경상북도가 사업권 인수를 공식화 했다.

당시 한국관광공사가 제시한 850만㎡ 부지의 보문관광단지 가치는 3352억원이었다. 이에 경북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경북관광공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보문관광단지를 사들였다.

양측은 지방자치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해 법률해석 차이로 발생한 241억원의 법원조정 신청분과 기부채납 1341억원을 제외한 1770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는 골프장 등 일부가 아닌 소유 부지 전체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중문관광단지 매각을 위한 협상 기한도 2026년 12월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입 협상을 위해 자체 TF를 꾸리고 보문단지 등의 사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에서 실무단을 꾸리며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