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대 노만석 제주지검장 취임식. ⓒ제주의소리
제72대 노만석 제주지검장 취임식. ⓒ제주의소리

제주지방검찰청 제72대 검사장으로 취임한 노만석(52, 사법연수원 29기) 지검장이 검찰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노 지검장은 7일 오후 5시 제주지검 4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사소하다 느껴지는 사건에서도 사건관계인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면 검찰의 신뢰는 반드시 회복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노 지검장은 대합종합고등학교(현 창녕대성고등학교)와 성균과대학교, 터키 이스탄불 예디테페대학교 등을 나와 1997년 제39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대구지검에서 검사로서 일을 시작했고, 밀양지청과 안산지청, 수원지검, 서울중앙지검, 대전지검, 부산지검, 의정부지검 등 전국 지검·지청을 거쳤다. 

노 지검장은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평화와 치유의 섬으로, 관광 산업 발전에 힘입어 눈부신 속도로 변하면서도 4.3이라는 잊지 못할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법 질서 수호, 도민들의 상처를 치유, 화해와 상생의 가치 발전 등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제주지검장으로 부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만석 신임 제주지검장이 자신의 친구 딸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노만석 신임 제주지검장이 자신의 친구 딸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 “민원인이나 고소인,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을 대할 때 ‘이들이 내 가족이라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라고 한번쯤 생각하면서 업무처리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친구 사례를 언급했다. 

노 지검장은 “20살이던 친구의 딸이 만취해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가 목적지를 물어도 친구의 딸이 대답하지 못하자, 택시기사는 친구의 딸을 경찰서에 내려줬다”며 “경찰이 친구의 딸 지갑을 뒤지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발견하자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입건해 송치했고, 검사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친구의 딸은 아르바이트 도중 손님이 떨어뜨린 신분증을 주워 우체통에 넣지 못했을 뿐이었지만, 경찰과 검찰 단계에서 억울함을 풀지 못해 전과자가 됐다. 경찰은 임의제출동의서를 받았다고 한다. 만약 우리의 가족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나. 20살 학생이 임의제출 동의가 뭔지를 알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바쁘다는 핑계로, 사건이 많다는 핑계로, 언론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핑계로 업무를 소홀히 한다면 억울한 사람은 더 많이 생길 것”이라며 “강력사건이나 토착비리 등 부패사범을 엄정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소하다 느껴지는 사건에서도 사건관계인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업무에 임하면 검찰의 신뢰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당부했다. 

노 지검장은 특수부장검사와 법무부 감찰담당관, 인권감독관, 서울고검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차장검사로 근무할 때는 공석인 서울고검장 직무대리로 조직을 이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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