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년 12월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러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아케이드형 구조물을 구성하는 자재가 가연성으로 화재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아케이드에 난연성능 소재를 사용하도록 전통시장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전통시장 아케이드 교체사업을 추진한다고 올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케이드의 재질로 사용되고 있는 PC(폴리카보네이트)에서 PTFE막(테프론막)으로 교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여기서, ‘아케이드’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세시대 유럽이다. 상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유럽의 도시에서 국유재산인 도로 쪽으로 매대나 시설물을 놓아 공공 재산을 침해하고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유럽 정부는 도로를 점용한 부분에 대해 이용권을 임대해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는데 이후 건물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확장한 건물을 떠받치는 아치로 둘러싸인 기다란 통로가 생겨났다. 이를 ‘아케이드’라고 불렀다.

즉, 아케이드란 지붕이 덮인 상가 밀집 지구를 지칭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많은 재래시장 등이 아케이드 형태를 도입했다. 지난해 발표된 전통시장 소방안전관리 강화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2020년 사이에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는 모두 261건, 전체 피해액은 1307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52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으며 건당 피해액도 일반화재 피해액의 35배 수준인 5억 원에 달한다.

행정안전부 원인조사반에서 발표한 최근 10년간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 요인에는 전기적 요인이 약 46.4%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노후 배선 교체 등 관련 지원 사업 추진과 더불어 소상공인의 각별한 사전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소방청에서 제공 받은 통계(올해 1월 기준)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 내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하는 전통시장은 총 26곳으로 아케이드가 설치된 전통시장은 천막 2곳을 포함해 총 9곳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전통시장 아케이드는 천막을 제외하고 모두 PC(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PC(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 화합물로 구성돼 있으며 130도~140도에서 열 변형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130도 이상에서 형태 변형이 발생하기 시작하며 약 270도 도달 시에는 액체로 변화되고 불이 붙기 시작한다.

특히 밀집된 소규모 점포와 가연성 물건으로 가득 찬 전통시장의 경우는 소방차 진입로 확보 및 소화전 사용 등 초기 진압 활동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즉 전통시장 아케이드는 지붕 위에 ‘가연물’을 달아둔 셈으로 화재 확산 시 ‘불똥비’가 돼 대규모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PC(폴리카보네이드)에서 PTFE막(테프론막)으로 교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난연성을 강화하는 부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아케이드 재료별 발화 시 발생하는 유독가스에 대한 연소가스 분석도 병행해 인명피해 원인으로 손꼽히는 유독가스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 이뤄질 필요성이 있겠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약 1400만 명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창우 지부장.<br>
정창우 지부장.

그 중 많은 관광객이 전통시장을 찾고 있고 많은 도민이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시설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도 추석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할 것이다. 앞으로도 안전한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 대책과 노력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 한국소방안전원 제주지부장 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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