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 권고안 제출
강병삼 시장, 추석 후 공식 입장 발표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가 26일 오후 3시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탁회의 설문조사 결과와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가 26일 오후 3시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탁회의 설문조사 결과와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 최대 관광문화 축제인 들불축제의 존치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시민 대표단이 시대 흐름에 맞춰 근본적인 변화를 권고하면서 제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26일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이하 원탁회의 운영위)는 2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원탁회의 설문조사 결과와 최종 권고안을 공개했다.

9월19일 도민 참여단 200명 중 187명이 참여한 원탁회의 숙의 결과, 들불축제 유지가 50.8%로 과반을 차지했다. 폐지 응답은 41.2%였다. 나머지 8%는 답변을 유보했다.

들불축제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현행 유지가 30.5%, 새별오름 그대로 보존 20.3%, 오름 불 놓지 않기 19.8%, 다른 축제 개발 18.2.% 등의 순이었다.

원탁회의 운영위는 이를 근거로 들불축제가 제주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며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을 권고했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 도민과 관광객의 탄소 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시대적 전환에 둔감할 수밖에 없었던 ‘관 주도 추진’, ‘보여주기식 축제 기획’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도민참여단의 최종 숙의에서도 오름불놓기가 테마인 들불축제가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참여에 기반을 둔 제주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원탁회의 운영위는 “들불축제 유지 의견이 과반이지만 그 안에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를 고려해 대안 마련을 제주시에 권고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단 구성의 객관성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제주녹색당은 원탁회의 참가자 중 6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참여단 구성이 엉터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애초 도민참여단 선정 과정에서 지역·성·연령별 등 균형 있는 도민참여단 선정을 계획했지만 30대 미만 중 상당수가 일방적으로 원탁회의에 불참했다.

원탁회의 운영위는 이와 관련해 “현실적 조건의 한계와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애초 계획을 충족하지 못한 채 진행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권범 원탁회의 운영위원장은 “도민들이 참여하는 숙의형 원탁회의를 거쳐 최종 권고안을 마련했다”며 “정리된 내용을 강병삼 제주시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권고안을 검토한 후 수용 여부와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시점은 추석 연휴 이후가 될 전망이다. 강 시장은 앞선 8월 기자회견에서 권고안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주시는 들불축제 존폐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도 본예산에 사업비 19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들불축제 예산 16억 원과 비교해 16%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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