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86) moral

moral [mɔ́(ː)rəl] ɑ.도덕(상)의
우리신디 멩질식겐?
(우리에게 명절제사란?)

제사는 단순히 제사가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신화(myth)가 있다. 실용과 신화는 상극이기에(incompatible), 제사의 실용적 가치를 생각할 때는 좀 더 진중해야만 할 것이다(should be serious).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사는 단순히 제사가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신화(myth)가 있다. 실용과 신화는 상극이기에(incompatible), 제사의 실용적 가치를 생각할 때는 좀 더 진중해야만 할 것이다(should be serious).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영어에서의 moral의 의미(meaning)는 14세기 중반에 이르러, “올바른 행위와 관련되는(associated with or characterized by right behavior)”, “도덕적 원칙과 관련되는(associated with or concerning conduct or moral principles)”이라 정의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Roger Scruton(1944-2020)은 그런 도덕의 문제를 가치(value), 미덕(virtue), 의무(duty)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동시에 보아야만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어떤 행위가 도덕적이라면 그렇게 할만한 가치가 있는(valuable) 행위여야 하고, 본받을만한 미덕이 되는(virtuous) 행위여야 하고, 누구나 따를만한 의무가 될 수 있는(obligatory) 행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뉴멕시코 푸에블로 인디언들(the Pueblo Indians of New Mexico)은 태양이 그들의 아버지라고 믿었다. 그들은 늘 ‘태양의 후예(Descendants of the Sun)’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으며, 날마다 제사를 거행함으로써(by praticing the rites) 태양이 뜨고 지는 걸 돕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어리석어서 그 제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if they were foolish enough to neglect them) 10년 이내에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않을 것이고(in ten years the sun would no longer rise) 세상은 온통 암흑천지(world of darkness)가 될 거라 믿었다. 정신분석학자 융(Jung)은 이런 사실을 알고나서야 그들이 지닌 위엄(dignity)이나 침착함(the tranquil composure) 등이 태양의 아들이라는 믿음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 Anthony Storr의 ‘Jung's early works’ 중에서

명절에 제사를 지내는 행위 역시 중요한 도덕적 행위들 가운데 하나다. 인디언과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마음의 태도(attitude of mind)를 비교해보면, 미덕과 의무라는 관점에서는 별다르지 않은 것 같다(it doesn’t seem to be much different).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행위는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하나의 미덕이고, 인간이라면 응당 해야 할 기본적 의무(basic duty)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치적 관점, 특히 정신적 가치라는 관점에서는 현저한 차이(noticeable difference)가 나타난다, 우리에게 제사는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그런 기회(taking the opportunity)를 빌어 친족간의 우애(fraternity of kinship)를 다지는 정도이지만, 인디언들에게 있어서의 제사는 그들에게 정신적 위엄(spiritual dignity)을 심어주고 나아가 삶의 의미와 목적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제사가 주는 정신적 가치가 낮다는 사실을 부각하려는 건 아니다. 실용주의의 시대(the age of pragmatism)를 사는 우리가 제사의 가치를 두고서도 실용적 가치(pragmatic value)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만큼 정신적 가치(spiritual value)를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제사는 단순히 제사가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신화(myth)가 있다. 실용과 신화는 상극이기에(incompatible), 제사의 실용적 가치를 생각할 때는 좀 더 진중해야만 할 것이다(should be serious).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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