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출입기자단 차담회, "국토부 협의할 단계 아냐, 감정적 교류 부적절"

5일 오전 제주도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5일 오전 제주도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종교, 문화, 학계, 정치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이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한 주민투표를 촉구한 것과 관련,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주민투표가 갈등 해소의 방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5일 오전 9시20분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차담회에서 전날 지역 원로들이 촉구한 제2공항 주민투표에 대해 즉각 거부 의사를 표했다.

오 지사는 지역 원로들의 요구에 대해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자연스럽고, 그 부분이 적절치 않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제2공항 관련해서는 앞서 의회와 언론을 통해 제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 그게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과 출입기자단 간담회 등의 자리에서 도민사회의 주민투표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누차 밝힌 바 있다. 제2공항 사업은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제주도가 주민투표를 추진할 권한이 없고, 이미 국토부가 공개적으로 거부했다는 이유다.

특히 오 지사는 "주민투표가 갈등을 줄인다는 등식이 성립되려면 제2공항에 찬성하는 분들도 주민투표에 동의해야 그 등식이 성립될 수 있다. 저는 그 등식이 성립되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제2공항과 관련한 국토부와의 추가 협의가 있는지 질문에 "지금은 없다. 있을 이유도 없다"며 "우린 의견을 전달했고, (국토부가)기재부와 실제 협의 과정을 통해 예산에 대해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오 지사는 제주도가 의견을 제시한 내용과 관련 "긍정이든 부정이든 중요하진 않다. 전달은 됐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 국토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진행되는 과정에서 감정적인 서로의 문제나 분위기가 오고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강우일 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이상구 제주기독교교회협의회장, 이문교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현기영 소설가, 김명식 시인, 김정기 전 제주교대 총장,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강요배 화가, 박희수·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2공항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제2공항 사업이 극심한 찬반 갈등을 초래한 것은 공항 인프라 확충의 규모와 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숙의와 의견 반영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민의를 겸허히 수용한 주민투표가 소모적인 갈등으로부터 소중한 제주도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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