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뮤지컬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11일부터 제주 비인서 공연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 이하 사진=화이브행크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 이하 사진=화이브행크

무대를 가득 채운 대형 와이드 스크린 위에 미디어아트형 프로젝션맵핑 기술이 입혀지고, 그 안에서 빼어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음악이 더해진 새로운 ‘제주 신화 실감 공연’이 찾아온다.

어린이·청소년 뮤지컬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가 10월 11일부터 27일까지 3주 동안 제주 블랙박스 공연장 비인에서 열린다. 일정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이며 하루 2~3회 씩 공연하는 제법 긴 공연이다.

공연 제작사 ‘5HANK(화이브행크)’는 지난해 10월 비인에서 실감 공연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흑룡만리, 옛 놀이, 제주해녀 등을 소재로 한 그림책 4편을 실감 공연으로 제작했다.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는 공연 후 관객들의 호평이 뒤따르며 올해 7월 제주에서 재연을 가졌고, 올해 11월 서울 종로구 아이들극장에서도 일정이 계획돼 있다.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의 큰 호응에 힘입어 등장한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는 실감 공연이라는 특징은 동일하나, 소재에 있어 차별점을 가진다.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그림 이승원) ▲칠머리당 영등굿(최미란) ▲바람의 신 영등(바람연필) ▲내 이름은 자청비(김주리) ▲문도령과 정수남을 둘 다 사랑한 자청비(노은정) 등 제주 신화와 굿 관련 그림책 5편을 편집·각색하며 두 편의 실감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내 이름은 바람신 영등’은 제주를 찾은 아버지와 딸이 영등신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외눈박이 괴물에게 잡아 먹일 위기에 처한 옛 어부들을 영등신을 도와 구해주고, 제주 해녀들과 함께 영등굿에 참여한다.

‘신이 된 소녀 자청비’는 뮤지컬 연출자 엄마와 배우가 되고 싶은 딸 노을이 함께 자청비 소재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제주 신화에 몰입하는 ‘극 안의 극’ 구조를 띈다.

작품의 이야기는 그림책을 원작으로 삼기에 담백하게 느껴지나,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션맵핑 영상, 조명, 배우들의 노래 연기까지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면서 관객들의 눈을 휘둥글 하게 만든다.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무대는 높이 6m, 길이 25m의 스크린을 4면으로 설치했다. 덕분에 관객의 시야에는 180도에 가까운 넓은 무대가 펼쳐진다. 무대 위에는 그림책 5편에 등장하는 배경과 인물 그림이 움직임과 함께 입혀진다. 한라산, 용눈이오름, 바다와 해안가, 영등굿판, 하늘 등이 시시각각 나오고 그림들도 이야기 흐름에 맞게 등장하며 ‘미디어아트형 프로젝션맵핑’ 기술을 뽐낸다. 영상 속 내용과 배우의 연기가 연동되는 섬세한 연출도 돋보인다. 칠머리당영등굿 이용옥 심방은 입체 스크린에서 깜짝 출연한다. 

출연진은 서울 대학로 등에서 활동하는 배우 위주로 꾸렸는데, 안정적인 연기 실력을 자랑한다. 때로는 동화처럼 때로는 웅장한 느낌으로 무대를 채우는 음악도 작품에 적절히 녹아든다.

이처럼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술과 연기에 고유한 제주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는 가족 뮤지컬로 손색없는 무대를 자랑한다. 특히 이번에는 제주 지역 배우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배우 이룻영실을 캐스팅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에 이어 연출을 맡은 김재한은 10일 열린 언론 소개 행사에서 “프로젝션맵핑 기술을 활용한 공연은 볼거리에 치중한 쇼, 혹은 무대 세트를 영상으로 대체해 사용한 경우가 상당수다.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처럼 일러스트가 움직이고, 배우와 영상이 동작을 맞추는 실감 공연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한 연출은 작품 속 심방이 랩을 하고 춤도 추며 유연하게 표현된 부분에 대해 “작품 제작을 위해 실제 심방 분들과 뵙고 이야기도 나눴다. 처음에는 거부감도 있었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니 시대의 변화에 대해 이해 하셨다. 관객에 따라서는 심방에 대한 묘사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가족 뮤지컬로서 제주 관객들이 심방과 굿에 대해 궁금증을 느껴 스스로 찾아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의도를 전했다.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공연 모습.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 출연진과 제작진이 10일 언론 공개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공연 제작사 화이브행크 김진희 대표는 “제주는 원초적인 자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에너지를 새로운 표현으로 보여주고 싶어 실감 공연을 선택했다. 그림책 속 일러스트를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화면에 변화를 줘서 강렬한 인상을 받도록 제작했다. 6세에서 9세 정도 어린이들이 80분 실감 공연을 경험했을 때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지점에 맞춰 화면을 변환해 집중을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지난해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 첫 공연은 홍보가 부족했음에도 객석이 꽉 찰 만큼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신화이야기는 욕심을 부려서 5편의 그림책 원작을 각색했다. 더 어려운 작업이었고, 신화나 굿에 대한 반응도 어떨지 궁금하지만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 않겠나. 지난해 작품을 봤던 관객들을 통해 반응은 보이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림책 속 제주신화이야기’는 10월 11일부터 27일까지 비인 공연장에서 열린다. 예매는 네이버, 비인 홈페이지 등에서 가능하다. 공연 시간은 ▲수요일(11시, 16시) ▲목요일(11시, 16시, 19시) ▲금요일(11시, 15시) ▲토요일(11시, 15시, 17시30분) ▲일요일(11시, 15시) 등이다. 관람료는 평일 2만원, 주말 3만원이다.

공연 기간 중 매주 일요일마다 그림책 재활용 벼룩시장이 열린다. 제주 이야기 소재 그림책을 기부하면 1만원, 일반 그림책은 5000원을 티켓 구매 시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다양한 할인 혜택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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