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여우구슬(Phyllanthus urinaria L.) -대극과-

낮과 밤의 온도차가 많이 나는 10월이 됐습니다. 밭에 나가보니 잡초가 가득한 곳에 ‘여우구슬’이라는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여우구슬은 남부지방의 풀밭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다른 이명으로는 역광에 비친 모습이 진주 같다고 해서 진주초(眞珠草)라 하는 식물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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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구슬은 보통 밭둑이나 들에 피어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줄기는 곧게 서며 잎은 보시는 바와 같이 깃꼴겹잎처럼 보이며, 열매는 납작한 공 모양으로 돌기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밭을 일구는 농부에게는 귀찮은 잡초지만 사진을 담는 야생화 작가들에게는 좋은 피사체입니다.

여우구슬이라는 이름은 잎 아래에 앙증맞게 달리는 구슬 모양의 열매를 여우의 이미지에 비유해 이름 붙여졌다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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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구슬의 꽃을 접사해 보면 수술이 3개이며 암꽃에 6개의 꽃받침조각이 나 있습니다. 꽃은 너무나 작아 눈으로 보면 꽃이 피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입니다. 삼각대를 펴고 여우구슬의 꽃을 접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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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구슬의 다른 이름인 진주초 외에 여감자, 엽하주, 가유감, 야합초 등의 한방 생약명이 있습니다. 이 여우구슬과 아주 비슷한 식물인 여우주머니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삭과 ‘익으면 껍질이 벌어져서 씨가 튀어 나오는 열매’가 달린 것을 보면, 여우구슬은 빨간색이며 돌기가 있고 꽃자루가 거의 없거나 붙어 있지만, 여우주머니는 황록색이고 꽃자루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우주머니(Phyllanthus ussuriensis Rupr. & Maxim.) ⓒ제주의소리
여우주머니(Phyllanthus ussuriensis Rupr. & Maxim.) ⓒ제주의소리

작은 여우구슬이 꽃을 피우며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합니다. 유난히 무덥고 길었던 여름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합니다. 

밭에 잡초처럼 피어 여우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교활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런데 식물 이름에 여우가 들어가서 그런지 꽃말이 ‘유혹’, ‘홀림’ 이라고 하는데, 앙증맞게 피어있는 작은 여우구슬을 보며 가을을 준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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