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12월까지 제27회 ‘융(融), 섬의 연대기’...서울 제주갤러리, 산지천 갤러리 등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제주미술협회의 미술 행사 ‘제주미술제’가 또 다시 변화를 시도한다. 격년제에서 다시 1년 주기로 복귀하면서 기획을 강화하고, 뮤지션과 미술 작품 영상을 결합한 융·복합 공연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제주미술협회는 10월부터 12월까지 제주와 서울에서 ‘2023 제27회 제주미술제―융(融), 섬의 연대기’를 개최한다. 올해 총감독을 맡은 이종후는 “지금까지의 제주미술제가 미술인들의 많은 참여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 미술제부터는 매년 기획하는 주제와 이슈에 초점을 맞춰 초대하고 참여하는 행사로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융합의 가치 더하면서 제주 미술사를 한 눈에

전시는 크게 ▲올 댓 제주(All That Jeju) ▲모던 제주(Modern Jeju) ▲융(融) ▲추(抽)까지 네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작고 작가부터 세대 별 제주 작가들의 작품을 나눠 소개하면서 당대적 제주미술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여기에 전남미술협회와의 교류전, 제주 이주 작가들의 작품 소개, 융·복합 콘서트 등이 어우러진다.

올 댓 제주는 제주 작고 작가 김영철, 김병화의 작품 60여점과 관련 자료를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전시다. 기간은 12월 5일부터 25일까지다. 김영철은 1948년생으로 한라미술인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김병화 역시 1948년생으로 제주대학교 미술교육학과 1회 졸업생이면서, 제주여자고등학교 미술교사를 역임했다. 

모던 제주는 제주 출신이면서 섬 안팎에서 활동하는 원로·중견작가들의 활동을 조명한다. 강동언, 김순겸, 박성진, 이기조, 홍진숙 등 31명을 초대했다. 10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산지천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융(融)은 제주 안팎에서 활동하는 작가 뿐만 아니라 청년·이주 작가 등 폭을 더 넓힌다. “기성과 관성에서 탈출해 제주 예술가들이 자유로운 상상의 난장을 펼쳐내는 공간”을 추구한다. 참여 작가는 모두 68명이다.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장소는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1층이다.

추(抽)는 깊은 역사와 유래가 서린 제주 서예 문화를 살펴보는 전시다. 강숙자, 문춘심, 오금림, 전윤희, 최명선, 황성홍 등 27명을 초청했다.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제주문예회관 1·2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전시 전반에 걸쳐 보다 자유로운 ‘융합’이란 가치를 강조하면서 참여 작가와 작품을 고민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음악과 미술의 융합, 더 친숙하고 자유로운 제주미술제의 시작

특별 전시 프로그램으로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제주문예회관 3전시실에서 ‘남도에서 제주로’를 진행한다. 전남-제주미술협회 작가 60여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11월 1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중앙동 도시재생센터 1층에서 ‘원주율(π)’을 진행한다. ‘원주율’ 전시는 김현성, 박한나, 양형석, 이쥬 등 제주 이주·원주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올해 제주미술제의 가장 큰 변화는 ‘융·복합 공연’을 꼽을 만 하다. 10월 28일과 29일 각각 오후 5시부터 산지천갤러리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한다. 참가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이선지와 이원술·조정희의 ‘이선지 트리오’ ▲크로스오버 장르의 선두주자 ‘잠비나이’ ▲재즈를 비롯해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 ‘선우정아’ ▲전자기타 테크니션 박영수, 김재하 ▲슈퍼스타K 출신 이정아가 속한 5인조 밴드 ‘패치 워크 로드’ 등이다.

주최 측은 공연에 참가하는 뮤지션들 모두 평소 활동에서 융·복합을 추구해왔으며, 무엇보다 공연 당일 10m에 달하는 대형 LED 화면을 설치해 올해 제주미술제 산지천갤러리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미술과 음악이 결합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종후 총감독은 1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제주미술제는 전시 위주로 미술인들의 축제로 한정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단순한 미술인 축제가 아닌 앞으로는 도민과 관광객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제주미술제를 추구하려 한다”면서 “공연 역시 단순히 음악에 비중을 뒀다기 보다는, 요즘 예술이 어떻게 융·복합을 추구하고 보여주는지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재경 제주미술제 조직위원장(제주미협회장)도 “어느덧 제주미술제가 30년을 바라보는 시점이 왔다. 올해 미술제를 통해 변화를 모색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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