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문광위 양경호 “문체부 유휴공간 사업 조건 변경, 재단 아닌 도 소유여야”

가칭 제주아트플랫폼 건물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가칭 제주아트플랫폼 건물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각종 공연 활동을 연습하는 공공공연연습공간을 비롯해, 공연 예술의 창작·발표·교육·소통 공간으로 조성 추진 중인 가칭 ‘제주아트플랫폼(이하 아트플랫폼)’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정부로부터 리모델링 예산을 받아야 하는데, 예산 교부 조건이 ‘공간을 지자체가 소유해야 한다’고 바뀌면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회가 조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갑)은 19일 열린 2023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감사를 준비하면서 아트플랫폼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로 아트플랫폼 리모델링에 쓰일 국비를 조건 미비 때문에 아직 받질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트플랫폼 리모델링에는 총 8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국비·지방비 절반씩 총 60억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공연연습공간 조성사업(전액 국비 20억원)이다. 80억원 예산은 필요한 절차를 거쳐 반영이 확정됐다.

양경호 의원은 “지난해 문체부가 제주도로 보낸 국가보조금 편성 금액 확정 통지 공문을 보면, 올해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비용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 예산 2억5000만원이 편성됐다”면서 “그런데 올해 제주도가 문체부를 상대로 2억5000만원을 교부 신청했는데, 문체부는 조건이 맞지 않아 돈을 못 주겠다고 한다. 이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김희현 정무부지사에게 물었다. 균특회계는 ‘중앙정부에서 지역 간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재정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별도로 지원하는 예산’을 의미한다.

김희현 부지사는 “알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소유권 문제 때문에 교부 절차가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문체부 균특회계 포괄보조금 가이드라인. / 사진=제주도의회 생중계 갈무리<br>
문체부 균특회계 포괄보조금 가이드라인. / 사진=제주도의회 생중계 갈무리

문체부는 균특회계 포괄보조금 가이드라인(지침)을 지난해 4월 변경했다. 직전에는 ‘지자체 소유 시설이 아닌 경우 20년 이상 사용을 법적으로 담보’한다면, 시설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에 ‘매입 또는 민간 기부체납 등으로 지자체 소유권 확보가 가능한 시설’로 바뀌었다. 소유권 개념이 보다 명확해진 셈이다.

양경호 의원은 “제주도는 올해 1월 30일 아트플랫폼의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예산을 교부 신청했고, 문체부는 2월 22일 사업 대상지에 대한 소유권 확보 증빙 자료 보완을 요청했다”며 “결국 교부 조건이 맞지 않으니 문체부는 지침에 맞게 이행을 하라고 해서 아직까지 교부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경호 의원
양경호 의원

양경호 의원은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빨리 풀고 새로 끼우는 것이 합리적이다. 제주도는 문체부 지침에 대해 법제처로 문의한 것으로 아는데, 법제처 답변만 계속 잡고 기다려도 되는지 궁금하다. 부지사님이 소관 부서와 속히 협의해서 빨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희현 부지사는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제주에 전무한 공공공연연습공간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옛 아카데미 극장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한다.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다. 연 면적은 9982.59㎡(약 3030평), 건축 면적은 1255㎡(약 412평), 부지 1559㎡(약 471평)이다.

옛 아카데미 극장 건물 3~4층(991.7㎡, 약 300평)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공공 공연연습공간이 들어선다. 나머지 5~8층과 1~2층은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추진단(TF)을 중심으로 올해 1월부터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도민·예술가 대상 라운드테이블, 설문조사, 원도심 문화공간 운영사례 조사, 타 지역 우수사례 현장 답사 등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제주아트플랫폼은 창작, 발표, 교육, 소통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연예술연습공간 ▲공연미디어 스튜디오 ▲다목적홀 ▲발표형 공연장 ▲공연미디어 상영관 ▲융·복합 전시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아트북카페 ▲공유오피스 ▲제주예술인종합지원센터 등이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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