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89) aptitude

aptitude [ǽptitùːd] n. 적성(適性)
울멩이, 두루붕이의 적성을 개발헌다
(울보, 바보의 적성을 개발하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프레임(frame)을 리프레임(reframe)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 사진=픽사베이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프레임(frame)을 리프레임(reframe)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 사진=픽사베이

aptitude는 apt/ept “알맞은(=fitting, suitable)”와 성질이나 상태를 뜻하는 접미사 –tude의 결합으로 “뭔가를 잘 배울 수 있는 천성적 능력(=natural capacity to learn)”을 뜻한다. 이 apt에서 나온 낱말이나 어구로는 adapt “적응시키다”, adept “숙련된”, inept “부적당한” aptitude test “적성검사”등이 있다.

고구려 25대 평원왕(재위 559∼590)의 딸인 평강 공주는 울보였다. 평원왕은 어린 공주에게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내겠다.”면서 겁을 준다. 그런데 결혼할 나이가 된 평강 공주가 정말로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화가 난 평원왕은 공주를 궁에서 쫓아낸다. 결국 평강 공주는 온달을 찾아가 결혼을 하게 되고, 평민이었던 온달은 평강 공주의 도움으로 훗날 훌륭한 장군이 된다.

- 삼국사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다.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의 적성을 개발해 장군(general)으로 만들었다는 이 동화(fairy tale) 같은 이야기를 현실적인 관점(realistic point of view)에서 보면 많은 의문이 생기는데, 예를 들면 ‘바보온달은 정말 바보였는가?’, ‘평강공주는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면서까지(so stubborn) 바보온달에게 시집을 가려고 했는가?’하는 점 등이다.

우선은 바보온달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바보일 리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당시는 폐쇄적인 신분사회(closed feudal society)였으니 온달의 출세를 질투한(jealous of his success) 귀족들이 그를 바보라고 불렀던 것으로 보는 게 정설(established theory)이다. 설령 귀족들(noblemen)의 말처럼 온달이 바보였다고 하더라도, 그건 평민(commoner)인 그에게 문(文)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의 기회(opportunity for education)가 주어지지 않아서이지, 그의 머리가 아둔(dull)해서가 아니란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바보온달이라는 원석(gemstone)의 적성을 미리 알아보고 다이아몬드(diamond)로 바꾸어낸 평강공주의 혜안(insight)은 매우 놀랍다. 평강공주가 어릴 적 울보였다는 사실은 그녀가 여느 공주(princess)들과는 달리 답답한 궁중생활(court life)을 싫어했고 당시 폐쇄적 신분제도에 염증을 느끼고(feel dislike) 있었음을 보여주는 징표(sign)로 보인다. 그렇기에, 그런 생활 속에서 표출되었던 그녀의 자유분방함(freewheeling)과 열정(passion)이 놀랍고, 바보온달과의 결혼을 밀어붙였던 주체적 행보(subjective move)가 놀라운 것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프레임(frame)을 리프레임(reframe)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평강공주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리프레이밍을 통해 어떤 시각으로 적성을 개발해야 하는가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생생히(vividly) 보여주고 있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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